발행일 백지수표, 언제까지 쓸 수 있을까?

돈을 빌리면서 담보로 백지수표를 발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발행일이 비어있는 백지수표는 언제든지 날짜를 채워넣어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백지수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백지보충권)에도 기한이 있습니다. 오늘은 백지수표의 백지보충권과 관련된 법적인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시작될까요?

일반적으로 채권의 소멸시효는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시작됩니다. 백지수표도 마찬가지입니다. 발행일이 비어있는 백지수표의 경우, 수표를 발행한 사람과 받은 사람 사이의 약속이나 상황 등을 고려하여, 법적으로 수표를 사용할 수 있는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돈을 빌리고 갚을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약속했다면, 돈을 갚기로 한 날짜가 지난 후부터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얼마나 될까요?

백지수표의 백지보충권 소멸시효 기간은 6개월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수표의 소구권 소멸시효와 같은 기간입니다.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2항)

백지수표 사용 시점을 따로 정할 수 있을까요?

네, 가능합니다. 수표를 발행한 사람과 받은 사람은 백지수표에 날짜를 적어넣고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을 서로 약속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속은 말로 하거나(명시적 합의), 행동으로 암묵적으로(묵시적 합의) 할 수 있으며, 나중에 약속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관련 판례를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대법원은 여러 판례를 통해 백지수표 관련 법리를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법원 2001. 10. 23. 선고 99다64018 판결, 대법원 2002. 1. 11. 선고 2001도206 판결 등에서 백지수표 보충권 행사 시점에 대한 당사자 간 합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법원 1997. 5. 28. 선고 96다25050 판결에서도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발행일이 비어있는 백지수표를 받았다면, 백지보충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6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합니다. 물론 수표 발행인과 사용 시점에 대한 별도의 약속을 했다면 그 약속에 따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백지수표와 관련된 법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행 및 사용 시점 등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