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어디까지 책임져야 할까? - 손해배상액 예정과 보증인의 책임 범위

친구가 돈을 빌리면서 혹시라도 갚지 못하면 대신 갚겠다고 보증을 서 준 적 있으신가요? 보증은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중요한 약속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예 생각지 못한 큰 부담을 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손해배상액이 얼마인지, 보증인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오늘은 채무 불이행 시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둔 경우, 보증인의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법원 판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례: A회사는 B에게 골프장 공사를 맡겼습니다. 공사 과정에서 B는 C의 땅을 허락 없이 사용하여 훼손했습니다. C가 항의하자 B는 원상복구를 약속하고, A회사의 현장소장 D는 이 약속을 보증했습니다. 다음 날 B는 C와 원상복구를 못 할 경우 5천만 원을 배상하기로 합의했습니다. B는 결국 원상복구를 하지 못했고, C는 보증인인 D에게 5천만 원을 청구했습니다.

쟁점: D는 B와 C가 합의한 5천만 원을 전부 책임져야 할까요?

법원의 판단: 보증인은 채무자가 채무 불이행으로 발생시킨 손해배상에 대해 책임을 집니다. (민법 제429조, 제430조) 그러나 보증인의 의무는 보증 계약 후 채무자의 행위로 인해 함부로 늘어나서는 안 됩니다. (민법 제428조 제1항)

이 사례에서 D는 B의 원상복구 약속을 보증했지만, B와 C가 D 몰래 5천만 원 배상에 합의한 것입니다. 따라서 D는 B가 C에게 실제로 배상해야 할 금액(실제 손해액) 한도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C가 입은 실제 손해액이 2천만 원이라면 D는 2천만 원만 책임지면 되고, 5천만 원을 다 배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 정리:

• 보증인은 채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 하지만, 보증 후 채무자와 채권자가 보증인 몰래 손해배상액을 정한 경우, 보증인은 실제 손해액까지만 책임을 집니다. 보증인이 동의하지 않은 손해배상 예정액까지 무조건 책임지지는 않습니다.

관련 법조항:

• 민법 제428조(보증책임의 한도) ① 보증책임의 한도는 보증계약당시에 정하여야 한다.
• 민법 제429조(손해배상의 보증) 보증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도 보증책임이 있다.
• 민법 제430조(장래의 채무의 보증) 장래의 채무를 보증한 경우에 보증인은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그 채무가 확정될 때까지 보증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참고 판례:

• 대법원 1967. 9. 16. 선고 67다1482 판결
• 대법원 1974. 11. 22. 선고 74다533 판결
• 대법원 1974. 11. 26. 선고 74다310 판결

보증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보증 계약 전에 책임 범위를 명확히 확인하고, 추후 분쟁 발생 소지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