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모두 잘못했을 때, 위자료는 누가?

이혼 소송에서 가장 흔한 분쟁 중 하나가 바로 위자료 청구입니다. 특히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이혼하는 경우,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만약 법원에서 부부 양쪽 모두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원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부부 쌍방 모두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자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부부 쌍방의 책임 정도가 비슷하다면, 어느 한쪽에게만 혼인 파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혼 시 손해배상 책임은 단순히 부정행위와 같은 개별적인 잘못 때문이 아니라, 그 잘못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이 부부 모두에게 있다면, 어느 한쪽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배우자에게 위자료 책임이 없다면, 그 부정행위에 가담한 제3자에게도 위자료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법리는 부부가 서로 상대방의 잘못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즉, 법원이 부부 쌍방의 책임이 동등하다고 판단하면, 본소와 반소 모두 기각됩니다.

관련 법조항

• 민법 제751조 (부부의 상호협조의무)
• 민법 제760조 (손해배상청구권)

핵심 정리

• 부부 쌍방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동등하다면, 어느 한쪽도 상대방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 이는 부정행위 상대방 제3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 본소와 반소가 모두 제기된 경우에도, 부부 쌍방의 책임이 동등하다면 모두 기각됩니다.

이번 판결은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위자료 청구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혼은 부부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법적인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은 공정한 해결을 위한 중요한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