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리면서 갚지 못할 경우,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 대신 갚기로 약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대물변제예약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돈을 빌린 사람이 약속한 기간까지 돈을 갚지 못했는데, 돈을 빌려준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대물변제예약과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대물변제예약 완결권, 10년 안에 행사해야
돈을 빌려준 사람은 돈 대신 물건을 받을 권리, 즉 '대물변제예약 완결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권리는 돈을 빌린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행사할 수 있는데, 마치 스위치를 켜듯 효력이 발생하는 형성권의 성질을 가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 권리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10년이 지나도록 돈을 빌려준 사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 권리는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44766, 44773 판결,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다22682, 22699 판결)
어떤 행동이 '완결권 행사'일까?
그렇다면 '완결권 행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복잡한 절차가 필요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합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 돈을 빌린 사람에게 "약속대로 물건을 달라"는 의사표시만 하면 됩니다. 특별한 형식을 갖출 필요는 없습니다. (민법 제162조, 제466조, 제564조, 제607조)
재판 과정도 완결권 행사로 볼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합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 돈 대신 받기로 한 건물에 대해 명도 소송,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 등의 재판상 행위를 했다면, 이러한 행위 자체가 대물변제예약 완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이 굳이 "건물 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도, 재판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사표시를 했다고 본 것입니다.
이처럼 대물변제예약 완결권 행사는 생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분쟁이 발생했을 때는 구체적인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고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민사판례
빚진 사람이 빚 대신 자기 재산을 넘겨주는 계약이 단순히 빚을 갚는 대물변제인지, 아니면 빚을 못 갚을 경우를 대비한 담보인지 판단하는 기준, 그리고 계약 이후 재산을 넘겨줄 수 없게 된 경우(이행불능) 계약 효력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민사판례
부동산 매매예약 시, 매매계약을 완료할 수 있는 권리(완결권)의 행사기간은 당사자끼리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법에서 정한 10년보다 길게 정해도 유효합니다.
상담사례
돈 대신 건물을 받았더라도 여러 상황(빌려준 돈과 건물 가격 차이, 돈 빌려준 경위, 소유권 이전 당시 및 이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대물변제인지, 담보인지 판단할 수 있다.
민사판례
돈 대신 다른 재산으로 빚을 갚는 '대물변제'를 하려면 단순히 다른 채권을 넘겨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채권 양도의 모든 절차를 마쳐야 빚을 갚은 것으로 인정됩니다.
민사판례
빌린 돈 대신 물건으로 갚기로 하는 약속(대물반환 예약)은 갚을 물건의 가치가 빚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무효가 될 수 있는데, 이때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시점은 '약속했을 때'이지 '실제로 갚았을 때'가 아닙니다.
상담사례
빚보다 비싼 재산으로 빚을 갚는 대물변제는 재산 소유권의 완전한 이전이므로, 가치 차이와 무관하게 법적으로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