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언제부터 저작권으로 보호받을까?

사진 찍는 게 취미인 사람 많으시죠?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도 좋아서 전문가 못지않은 사진을 찍는 분들도 많고요. 그런데 내가 찍은 사진,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얼마 전 대법원 판결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사진에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드러나야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이 된다는 것입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제4조 제1항 제6호). 대법원은 2001년에도 비슷한 판례 (대법원 2001. 5. 8. 선고 98다43366 판결)를 통해 사진 저작물의 요건을 제시한 바 있는데요, 피사체 선정, 구도 설정, 빛 조절, 카메라 각도, 셔터 속도, 셔터찬스 포착 등 촬영 과정에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례는 광고책자에 실린 사진들의 저작권 여부를 다투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일식집 내부 사진, 다른 하나는 찜질방 내부 사진이었죠.

일식집 사진은 누가 찍어도 비슷하게 나올, 단순히 내부 공간을 깨끗하게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진에는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반면 찜질방 사진은 달랐습니다. 이 사진은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찜질방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촬영자가 일부러 저녁 노을이 질 때, 바다와 함께 보이는 각도를 선택해서 찍었다고 합니다. 편안하게 쉬고 있는 손님들의 모습까지 담아서 '최고의 휴식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려고 한 거죠.

대법원은 이 찜질방 사진에는 촬영자의 의도와 창의성이 담겨있다고 봤습니다. 단순히 공간을 찍은 게 아니라,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드러난다고 판단한 것이죠. 같은 찜질방이라도 어떤 부분을 어떤 각도로 찍느냐에 따라 사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결국, 똑같은 '사진'이라도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촬영자의 개성과 창조성이 얼마나 담겨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판례입니다. 단순한 기록을 넘어, 촬영자의 의도와 표현이 담긴 사진이라면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