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회사의 양도양수, 근로자의 고용은 승계될까?

버스 회사가 다른 회사에 버스와 면허를 넘기면 기존 회사의 직원들은 새로운 회사에서도 일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버스 회사의 영업양도와 근로관계 승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 버스 회사는 경영 악화로 B 버스 회사에 버스 43대와 운송사업 면허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A 회사의 정비사였던 원고는 B 회사로 고용 승계를 원했지만, B 회사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원고는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B 회사가 원고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영업양도란 단순히 영업재산의 이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영업조직의 동일성이 유지되는지 여부입니다. 즉, 종래의 영업조직이 새로운 회사에서도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로서 기능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영업양도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B 회사는 A 회사의 버스와 면허만 인수했을 뿐, 사무실, 집기, 시설 등 다른 재산은 인수하지 않았습니다. A 회사의 채권·채무도 승계하지 않았습니다. A 회사 직원들 중 일부만 B 회사의 근로조건에 따라 신규 채용했을 뿐, 전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B 회사가 A 회사의 영업을 양도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결국 대법원은 B 회사가 A 회사의 영업을 양도받은 것이 아니므로, 원고의 고용관계가 B 회사로 승계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법률 및 판례

• 상법 제41조: 영업양도에 관한 규정
• 근로기준법 제30조: 영업양도 시 근로관계 승계에 관한 규정
• 대법원 1991. 8. 9. 선고 91다15225 판결: 영업양도의 의미 및 일부 양도 시 근로관계 승계 여부
• 대법원 1994. 11. 18. 선고 93다18938 판결: 영업양도의 의미 및 일부 양도 시 근로관계 승계 여부
• 대법원 1989. 12. 26. 선고 88다카10128 판결 외 다수 판례: 영업 동일성 판단 기준

이 사건은 영업양도에서 단순히 재산의 이전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업조직의 동일성 유지 여부가 근로관계 승계의 핵심적인 판단 기준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회사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근로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영업양도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