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중 발생한 상해, 누구의 책임일까?

이웃 간의 사소한 시비가 큰 싸움으로 번지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법적인 책임은 어떻게 될까요? 오늘은 폭력 사건에서 상해와의 인과관계를 면밀히 따져본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로 시작된 피고인과 피해자의 말다툼은 곧 몸싸움으로 이어졌습니다. 피해자는 피고인 부부에게 욕설을 했고, 이에 격분한 피고인 부부는 피해자를 폭행했습니다. 싸움은 점점 커져 피해자의 여동생과 다른 이웃들까지 휘말리게 되었고, 결국 피해자는 왼쪽 어깨 부위에 심각한 신경 손상(좌상완신경총 손상)을 입었습니다.

원심의 판단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인 부부의 폭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다고 판단하고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싸움 과정이 길었고, 피고인 측과 피해자 측이 서로 밀고 당기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있었던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의사들의 진술과 사진 등을 근거로 피해자의 상해는 외부적인 가격보다는 팔을 세게 잡아당겼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와 증인들의 진술은 처음에는 피고인 부부가 피해자의 팔을 잡아당겼다는 내용이 없었지만, 피해자의 상해 사실이 알려진 후에야 그러한 진술이 추가되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사건 직후 병원 진찰에서는 어깨 부위에 외상이 발견되었지만, 이후 진찰에서는 외상이 없었다는 의사들의 소견도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오히려 피해자의 여동생과 다른 이웃이 싸움을 말리려고 피해자의 팔을 잡아끌었고,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며 발버둥 치는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피고인 부부의 폭행과 피해자의 상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관련 법조항: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2조 제2항

이 사건은 폭력 사건에서 상해 발생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단순히 싸움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