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동생을 불태워 죽인 아들의 죄, 무엇일까요?

끔찍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와 동생을 불태워 죽인 사건입니다. 이런 끔찍한 범죄에 대해 법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요? 오늘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와 살인죄, 그리고 존속살인죄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자신의 아버지와 동생이 자고 있던 방에 불을 질렀습니다. 그 결과 아버지와 동생은 연기에 질식해 사망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를 아버지에 대한 존속살인, 동생에 대한 살인, 그리고 두 사람에 대한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로 보았습니다. 이 세 가지 죄를 모두 저질렀다고 판단하여 상상적 경합으로 처벌했습니다. (여러 행위를 통해 여러 죄를 저질렀지만, 하나의 행위로 여러 죄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

그러나 대법원은 이 판단을 바로잡았습니다.

핵심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입니다. 이 죄는 단순 방화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위한 가중처벌 규정입니다. 즉, 방화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면, 단순 방화죄와 별도로 살인죄나 상해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죄 하나로 처벌하는 것입니다. 이는 고의로 불을 질러 사람을 죽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형법 제164조 후단, 대법원 1983. 1. 18. 선고 82도2341 판결 참조)

따라서, 동생에 대한 범죄는 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를 따로따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 하나로만 처벌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아버지에 대한 범죄는 어떨까요? 존속살인죄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와 별개의 죄이기 때문에, 이 둘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습니다. 즉, 아버지를 죽인 행위는 존속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 모두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법정형이 더 무거운 존속살인죄로 처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형법 제40조 - 경합범 처벌 규정 참조)

결론적으로 피고인은 존속살인죄와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로 처벌받게 되지만, 상상적 경합범이므로 가장 무거운 존속살인죄의 형량으로 처벌받습니다.

이 사건은 방화로 인한 사망 사건에서 여러 죄가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죄가 최종적으로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법의 섬세한 판단을 통해 정의가 실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