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살펴볼 사건은 주거 침입 강간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치고, 이후 피해자가 자신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보복 폭행을 한 사건입니다. 이처럼 여러 범죄가 한꺼번에 일어난 경우, 각 죄를 어떻게 처벌해야 할지가 문제됩니다. 한 행위로 여러 죄가 성립되는 경우도 있고, 여러 행위가 각각 다른 죄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죠. 이 사건에서는 어떻게 판단되었을까요?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여 강간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습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이 사건을 신고하자,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보복하기 위해 폭행을 가했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범죄등)죄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강간등)죄로 기소했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 죄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입니다. 하나의 행위로 여러 개의 죄가 성립하는 '법조경합' 관계인지, 아니면 여러 행위로 여러 개의 죄가 성립하는 '상상적 경합' 관계인지가 중요합니다. 법조경합 관계라면 무거운 죄 하나에 대해서만 처벌받지만, 상상적 경합 관계라면 여러 죄에 대해 경합범 가중 규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 법원은 두 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강간 범행 과정의 폭행은 단순 폭행이 아닌 보복 목적의 폭행이었고, 이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두 범죄가 시간적, 장소적으로 가까이 일어났지만, 보복범죄는 피해자 개인에 대한 폭행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형사사법 기능을 저해하는 행위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거침입강간죄와는 별개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죠.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지지하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법조항
이 사건은 한 사건에서 여러 범죄가 발생했을 때, 각 죄의 관계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특히 보복범죄는 단순 폭행을 넘어 형사사법 질서를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형사판례
강간죄의 고소기간이 지난 후 고소가 이루어진 경우, 강간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협박에 대해 따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례입니다. 다수의견은 강간죄 고소기간이 지나면 폭행·협박도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소수의견은 피해자가 원한다면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형사판례
법원은 공소장에 적힌 죄명과 다른 죄명으로 피고인을 처벌하려면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고인이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형량 등을 예측하기 어려워 제대로 방어할 수 없게 된다.
형사판례
돈을 빼앗은 후 살해하기 위해 불을 지르면 강도살인죄와 방화치사죄 모두에 해당하지만, 하나의 행위로 두 가지 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기 때문에 더 무거운 죄인 강도살인죄 하나에 대해서만 처벌합니다.
형사판례
한 사람이 여러 죄를 저질렀는데, 이 죄들이 따로 재판받다가 항소심에서 하나로 합쳐진 경우, 비록 일부 사건에 대해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더라도 항소심 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경합범 규정에 따라 다시 판결해야 한다.
형사판례
밤길에 혼자 걷는 여성을 뒤따라가 껴안으려고 시도했지만, 여성이 눈치채고 소리쳐서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강제추행미수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결.
형사판례
강도가 한 집에서 가족 구성원 여러 명을 폭행·협박하여 재물을 빼앗았을 때,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도 강도죄는 하나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