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권, 뇌물이 될 수 있을까?

재개발 아파트 분양권, 로또라고 불릴 만큼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가 높죠. 그런데 이 분양권이 뇌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재개발조합장이 경찰관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제공한 사건을 통해 뇌물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재개발주택조합의 조합장이 자신이 고소/고소당한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에게 조합 아파트 분양권을 제공했습니다.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을지는 확실치 않았지만, 분양권 자체에 경제적 이익이 있다고 판단되어 뇌물공여죄로 처벌받았습니다.

핵심 쟁점 및 판결

이 사건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이익'의 범위: 뇌물은 꼭 돈이나 물건일 필요는 없습니다. 금전적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무형의 이익도 뇌물이 될 수 있습니다. 투기성 사업 참여 기회처럼 말이죠. (형법 제129조)
2. 뇌물수수죄의 기수 시기: 투기성 사업 참여 기회를 뇌물로 받았다면, 그 사업 참여가 끝난 시점에 뇌물수수죄가 성립합니다. 실제로 이익을 얻었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129조)
3. 분양권 제공 = 뇌물?: 이 사건에서 조합장은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을지 모르는데 뇌물이냐?"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분양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경제적 이익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프리미엄 금액이 불확실하더라도 분양권 제공은 뇌물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형법 제133조 제1항)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형법 제129조 (뇌물수수)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 형법 제133조 (뇌물공여)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중재인에게 뇌물을 공여하거나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도2251 판결: 투기적 사업 참여 기회 제공은 뇌물에 해당하며, 사업 참여가 끝난 시점에 뇌물수수죄가 성립한다.

• 대법원 1979. 10. 10. 선고 78도1793 판결,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도1762 판결, 대법원 1994. 11. 4. 선고 94도129 판결, 대법원 1995. 9. 5. 선고 95도1269 판결: 뇌물의 범위에 대한 판례

결론

이번 판례를 통해 뇌물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금전적인 것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특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뇌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특히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행위는 엄중히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