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3.07.11

세무판례

외국계 펀드의 국내 주식 양도에 대한 세금, 누가 내야 할까?

외국계 펀드가 국내 주식을 팔았을 때 세금은 누가 내야 할까요? 얼핏 생각하면 주식을 판 펀드가 내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입니다. 오늘은 외국계 펀드의 국내 주식 양도와 관련된 세금 문제를 다룬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IG라는 외국계 펀드(버뮤다 및 케이만군도 소재 유한 파트너십)가 말레이시아 법인을 통해 국내 주식을 KT에 매각했습니다. KT는 말레이시아와의 조세조약에 따라 말레이시아 법인에 주식 양도대금을 지급하면서 세금을 원천징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세무서에서는 "실제 주식 양도소득을 얻은 주체는 말레이시아 법인이 아니라 AIG 펀드"라며 KT에 세금을 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누가 세금을 내야 하는가?: 표면적으로는 말레이시아 법인이 주식을 양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이익을 얻은 것은 AIG 펀드입니다. 세무서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제 이익을 얻은 AIG 펀드의 출자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납세 의무자는 말레이시아 법인일까요, AIG 펀드일까요, 아니면 AIG 펀드의 출자자들일까요?

  2. 세금은 어떻게 계산하는가?: KT가 AIG 펀드에 지급한 양도대금에는 현금뿐 아니라 SKT 주식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경우 SKT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여 세금을 계산해야 할까요?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납세의무자: 원심은 AIG 펀드의 출자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AIG 펀드가 단순한 조세회피 목적이 아니라 실질적인 사업 목적을 가지고 설립된 것으로 보이므로, AIG 펀드 자체를 납세의무자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그 출자자들을 납세의무자로 봐야 하는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AIG 펀드를 우리나라 법 기준으로 법인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구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구 법인세법 제93조 제10호, 제98조 제1항 제4호, 구 소득세법 제119조)

  2. 세금 계산: 원심은 SKT 주식의 가치를 취득 당시 시가로 평가했지만, 대법원은 실지거래가액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원고와 AIG 라부안법인이 실제로 합의한 SKT 주식의 가격을 확인하고, 이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구 법인세법 제92조 제2항 제2호, 제98조 제1항 제4호, 제99조 제3항)

결론

이 판결은 외국계 펀드의 국내 주식 양도에 대한 과세 문제에서 실질과세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형식적인 거래 당사자만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익 귀속자를 판단해야 하며, 세금 계산 역시 실제 거래 가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 사건은 파기환송되어 다시 심리될 예정입니다. 최종적으로 누가 얼마의 세금을 내야 할지는 앞으로의 재판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세무판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양도 소득세, 누가 내야 할까?

국내에 사업장이 없는 외국인이 국내 회사 주식을 팔아서 생긴 이익에 대해서는, 주식을 산 사람이 원천징수(소득세를 미리 떼어 납부하는 것)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만약 원천징수를 하지 않았더라도 세무서가 직접 외국인에게 소득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는 판결입니다.

#외국인#주식 양도소득세#원천징수#세무서 부과 불가

세무판례

외국계 펀드의 주식 양도소득세, 누가 내야 할까? - 실질과세 원칙과 조세조약 적용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 주식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 부과와 조세조약 적용 여부를 다룬 판결. 법원은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실제 이익을 얻은 주체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조세 회피 목적으로 설립된 도관회사에는 과세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조세조약의 적용은 실제 소득이 귀속되는 투자자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론스타#외환은행#양도소득세#조세조약

세무판례

외국 법인의 국내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세금, 어떻게 매겨질까?

외국법인이 국내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회사의 주식을 양도할 때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법인세 과세는 법인세법 시행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판결입니다. 즉, 소득세법 시행령 기준이 아니라 법인세법 시행령 기준이 적용됩니다.

#외국법인#국내 부동산#주식 양도소득#법인세

세무판례

외국법인의 국내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세금, 어떻게 매겨질까?

외국 법인이 국내 자산을 양도할 때 발생하는 소득 중 어떤 것이 법인세 과세 대상인 '기타자산'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관련 법인세법 시행령 조항이 유효한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법원은 시행령에서 기타자산의 범위를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법률 규정이 있다고 판단하여, 해당 시행령 조항이 유효하며 그에 따라 법인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외국법인#국내원천소득#기타자산#양도소득

세무판례

외국 펀드의 국내 부동산 투자 양도소득세, 누가 내야 할까?

외국 펀드가 국내 부동산 투자로 얻은 수익에 대해 구성원 개인이 아닌 펀드 자체에 법인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판결.

#론스타펀드#양도소득세#법인세#과세

세무판례

조세회피 목적 회사와 실질과세 원칙

이 판결은 조세 회피 목적으로 복잡한 투자 구조를 이용한 경우에도 실질과세 원칙을 적용하여 실제 이익을 얻은 주체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세금을 부과할지는 해당 투자 펀드의 법적 성격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세조약#실질과세 원칙#투자펀드#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