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결혼 비용, 부모님께 당당히 요구할 수 있을까요?

자녀가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기쁜 소식이지만, 막상 결혼 준비를 시작하려니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죠. 예식장 대관, 신혼여행, 혼수 등등... 혹시 부모님께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해보셨나요? 자녀 입장에서는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고, 반대로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녀의 결혼을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법적으로 자녀가 부모에게 결혼 비용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안 됩니다.

자녀가 성인이 되어 결혼을 결심했다면, 그 결혼은 자녀 스스로의 책임입니다. 부모님이 자녀의 결혼을 축하하고 지원해주는 것은 도의적인 책임일 뿐, 법적인 의무는 아닙니다. 부모는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부양할 의무가 있지만, 성년 자녀의 결혼 비용까지 부담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자녀의 혼인비용을 부모가 부담하는 것은 인륜의 자연일 뿐 이를 부모에게 법적으로 청구할 수 없음은 민법 제913조(친족간의 부양의무)의 취지에 비추어도 알 수 있다”라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1979. 6. 12. 선고 79다249 판결). 민법 제913조는 부양의무자와 부양의무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성년 자녀의 혼인 비용 부담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즉, 부모가 자녀의 결혼을 반대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와 결혼한다고 해서 혼인 비용을 주지 않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자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지원해주고 싶은 마음은 부모로서 당연한 마음이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모의 자발적인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자녀는 부모에게 혼인 비용을 당연하게 요구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결혼 준비를 한다면 더욱 행복한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