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서류를 증거로 인정해버린 판결, 뒤집히다!

법정 다툼에서 증거는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런데 만약 위조된 서류가 증거로 인정되어 판결이 내려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오늘 소개할 사례는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B씨는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라며 특정 서류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사실 B씨는 이 서류가 위조된 것임을 알고 있었고, A씨의 주장이 거짓임을 밝히기 위해 **"이 서류가 위조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제출한 것이었습니다. 즉, 서류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제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법원은 B씨가 제출한 서류의 진위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A씨가 해당 서류가 진짜라고 인정했다는 이유만으로 **"서류의 내용이 진실"**이라고 판단해 버렸습니다. 이를 근거로 B씨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하지만 이 판결은 상급 법원에서 뒤집혔습니다. 상급 법원은 B씨가 서류를 제출한 진짜 의도를 파악하고, A씨가 서류의 진위 여부를 인정했더라도 그 내용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위조된 서류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서류를 그 내용까지 진실이라고 인정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하급 법원은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한 것이 되어 판결이 잘못되었다는 것이죠.

이 사건은 민사소송법 제328조(사실 인정의 증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에 의하여 자유로운 심증으로 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에 위배되는 판결을 내린 사례입니다. 법원은 당사자가 제출한 서류의 내용뿐 아니라 그 제출 의도까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며, 자유로운 심증이라는 이름으로 증거 없이 사실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72.9.26. 선고 72다1103 판결
• 대법원 1972.11.14. 선고 71다2788 판결
• 대법원 1991.5.28. 선고 90다19459 판결(공1991,1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