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제약회사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는 경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는 것 외에도 면허까지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최근 대법원 판결(2020. 1. 9. 선고 2019누53565 판결)을 통해 이와 관련된 중요한 법리가 다시 한번 확인되었습니다. 오늘은 의사의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된 면허취소 문제, 특히 상상적 경합범과 관련된 부분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의사가 여러 제약회사로부터 약 5억 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를 의료법 위반과 형법상 배임수재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두 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보아 하나의 형벌(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법에 따라 의사 면허를 취소했습니다. 의사는 면허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 끝에 결국 패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상상적 경합범과 면허취소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의료 관련 법령 위반(의료법 위반)과 일반 범죄(배임수재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벌이 선고된 경우에도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의사 면허 취소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료법의 규정: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65조 제1항 제1호는 이러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입법 취지: 의료법의 이러한 규정은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의료 관련 범죄는 의료인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상상적 경합범의 의미: 상상적 경합범이란 하나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경우 법원은 가장 무거운 죄에 해당하는 형벌을 선고하지만, 가벼운 죄에 대한 처벌을 면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하나의 형벌 안에 여러 죄에 대한 처벌이 포함되는 것입니다.
리베이트 수수의 불법성: 리베이트는 의약품의 정상적인 경쟁을 왜곡하고, 궁극적으로 환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따라서 의료법은 리베이트 수수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된 의료법 위반과 배임수재죄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더라도, 하나의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었다면 의료법에 따라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상상적 경합 관계라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이번 판결은 의료인의 리베이트 수수에 대한 경계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의료인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형사판례
종합병원 의사들이 제약회사로부터 특정 약품을 많이 처방해 달라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경우, 돈의 일부를 돌려주더라도 배임수재죄가 성립한다.
일반행정판례
의사가 의료 관련 범죄와 다른 범죄를 함께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중처벌이 아닙니다.
일반행정판례
의료와 관련 없는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의사라도 유예기간 중에는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일반행정판례
의사가 의료법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끝나 형의 효력이 사라진 후에도, 보건복지부장관은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일반행정판례
제약회사로부터 시판 후 조사 용역을 수행하고 대가를 받은 의사에 대한 면허자격 정지 처분의 적법성 여부. 시판 후 조사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의약품 채택이나 처방에 대한 대가성이 있다면 면허자격 정지 사유가 될 수 있음. 본 사건에서는 대가성이 인정되지 않아 면허자격 정지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
형사판례
제약회사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의사가 실제로 그 회사 약을 더 많이 처방하지 않았더라도, 판매촉진 목적이 인정되면 처벌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