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2.09.27

형사판례

이미 확정된 판결과 아직 판결 안 받은 죄, 어떻게 형량을 정할까요?

여러 범죄를 저지른 경우, 각 범죄에 대한 판결 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확정된 판결이 있는 죄와 아직 판결을 받지 않은 죄가 있을 때, 형량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여러 건의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시간 순서대로 보면, ① 공갈미수죄 등, ② 업무방해죄 등, ③ 정보통신망법 위반, ④ 폭처법 위반(공동강요) 순서입니다. ①과 ②에 대한 판결은 이미 확정되었고, ③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③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에 대해 ② 업무방해죄 등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형량을 정했습니다. 즉, ②와 ③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를 가정하여 형을 정한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동시에 판결할 수 없는 경우, 형평 고려 불가: 형법 제37조 후단과 제39조 제1항은 경합범(여러 죄를 저지른 경우)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아직 판결을 받지 않은 죄에 대해서는 이미 확정된 죄와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를 가정하여 형량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죄에 대해서는 이러한 형평을 고려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9948 판결 참조)

  • 본 사건의 쟁점: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③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② 업무방해죄 등과 처음부터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② 업무방해죄는 ① 공갈미수죄의 판결 확정 이전에 저질러졌고, ③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① 공갈미수죄 판결 확정 이후에 저질러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②와 ③은 시간 순서상 동시에 재판에 걸릴 수 없었던 것입니다.

  • ③과 ④는 형평 고려 대상: 흥미로운 점은, ④ 폭처법 위반(공동강요) 중 일부는 ③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동시에 저질러진 범죄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를 가정하여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론

이 판결은 여러 범죄를 저지른 경우, 어떤 죄에 대해서는 형평을 고려할 수 있고 어떤 죄에 대해서는 고려할 수 없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핵심은 "처음부터 동시에 판결할 수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동시에 판결할 수 없었던 죄에 대해서는 이미 확정된 판결과의 형평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참조 조문

  • 형법 제37조
  • 형법 제39조 제1항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4조의7 제1항 제3호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제3호

참조 판례

  •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09도9948 판결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형사판례

징역 확정 후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면 어떤 처벌을 받을까?

이전에 유죄 판결이 확정된 범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저지른 다른 범죄는 경합범으로 처벌받게 되는데, 이때 법원은 이전 판결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형량을 정해야 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원심이 이러한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아 파기환송되었습니다.

#경합범#형평성#파기환송#확정판결

형사판례

선거범죄와 다른 범죄를 함께 저질렀을 때, 형량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이미 확정된 판결과 선거범죄는 함께 판결할 수 없고, 선거범죄는 다른 범죄와 따로 처벌해야 한다. 따라서, 이미 확정된 판결이 있다고 해서 선거범죄에 대한 형량을 줄여줄 수는 없다.

#선거범죄#분리선고#확정판결#형량

형사판례

이미 처벌받은 죄와 뒤늦게 함께 처벌하는 죄, 어떻게 형량을 정할까? (경합범 처벌의 형평성)

이미 처벌받은 죄와 그 후에 저지른 죄가 관련이 있을 경우, 나중에 저지른 죄에 대해서는 이미 받은 처벌을 고려하여 형량을 정해야 공정하다. 법원은 형량을 줄여주거나 면제해 줄 수 있지만, 무조건 그렇게 해서는 안 되고, 두 죄를 동시에 처벌했을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되도록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

#확정된 죄#후단 경합범#형평성#형량

형사판례

전과 기록 누락과 형량 판단: 경합범에서 형평성 고려의 중요성

이전에 유죄 확정된 범죄들과 새로 저지른 범죄가 경합범 관계에 있을 때, 법원은 새 범죄에 대한 형량을 정할 때 이전 확정판결된 모든 범죄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일부 전과를 고려하지 않았다면, 판결은 위법입니다.

#전과#형량#경합범#누락

형사판례

여러 범죄를 저질렀을 때, 언제나 한꺼번에 처벌받는 것은 아닙니다.

이전에 확정된 판결이 있는 경우, 그 이후 저지른 범죄들 중 판결 확정 전후에 저지른 범죄들은 서로 경합범으로 볼 수 없고, 각각 별도로 처벌해야 한다.

#확정판결#경합범#별도처벌#형법 제37조

형사판례

이미 죄로 처벌받았는데, 그 전에 저지른 죄가 드러나면 어떻게 될까요?

이전에 유죄 판결을 받고 확정된 범죄와 그 판결 확정 전에 저지른 범죄는 경합범으로 처리되어야 하며, 새 범죄에 대한 형량을 정할 때 이전 범죄의 형량과 함께 고려해야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례입니다.

#경합범#형량#확정판결#공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