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못하고 돈 못 받았어요! 백지어음,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땀 흘려 일한 댓가를 받지 못해 답답한 마음,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백지어음과 관련된 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느껴지실 텐데요. 오늘은 일용직 노동 후 임금으로 백지어음을 받았지만, 부도 처리되어 돈을 받지 못한 사례를 통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A씨는 B씨에게 고용되어 일용직으로 일했습니다. 임금으로 B씨는 A씨에게 C씨가 발행한 500만원짜리 약속어음에 자신의 배서를 해서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어음은 수취인과 발행일자가 비어있는 백지어음이었습니다. A씨는 백지 상태 그대로 은행에 어음금 지급을 요청했지만, 부도 처리되어 돈을 받지 못했습니다. B씨에게 임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B씨는 이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돈을 받을 수 있을까요?

백지어음, 함부로 받으면 안 되는 이유

백지어음은 발행일, 수취인 등 중요 정보가 비어있는 어음입니다. 나중에 이 빈칸을 채워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큽니다. 일반 어음처럼 생각하고 백지 상태로 은행에 제시했다가 부도 처리되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법적인 이야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백지어음이라도 나중에 필요한 내용을 채워 넣으면 유효한 어음이 됩니다. 하지만 백지어음이 부도가 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어음을 발행한 사람(발행인)에게 돈을 청구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법원은 소송 중에라도 백지어음의 빈칸을 채워 넣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대법원 1995. 6. 9. 선고 94다41812 판결)

그러나 어음에 배서한 사람(배서인)에게 돈을 청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어음법에 따르면, 배서인에게 돈을 청구하려면 발행일 등 필수 정보가 채워진 상태로 은행에 제시해야 합니다. 백지어음 상태로 제시하면 적법한 제시로 인정되지 않아 배서인에게 돈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다27765 판결, 어음법 제1조, 제38조, 제75조)

그럼, 돈을 받을 방법은 없을까요?

다행히 방법이 있습니다. A씨는 B씨에게 어음금은 청구할 수 없지만, 원래 받기로 했던 임금(원인채권)은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다25060 판결) B씨가 어음을 주면서 원래 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하자는 특별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면, A씨는 B씨에게 원래 임금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 B씨는 A씨에게 어음을 돌려주면 임금을 주겠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결론: 백지어음은 위험합니다. 가급적 받지 않는 것이 좋고, 부득이하게 받았다면 즉시 빈칸을 채우고 은행에 제시해야 합니다. 혹시 문제가 생겼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여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