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배우자도 보상해줄까? 대인배상 vs. 자손사고

가끔 뉴스에서 자동차 사고 소식을 접할 때면 "가족까지 다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곤 합니다. 만약 내가 운전하는 차에 배우자가 타고 있다가 사고가 난다면, 내 자동차보험으로 배우자의 치료비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사례:

한 부부가 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났습니다. 운전하던 남편은 다치지 않았지만, 아내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남편은 자신의 자동차보험(자동차종합보험)의 대인배상 항목으로 아내의 치료비를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약관에 따라 배우자는 보상 대상이 아니라고 거부했습니다. 과연 보험회사의 주장이 정당할까요?

법원의 판단:

법원은 보험회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대인배상과 자손사고의 차이: 자동차보험에는 '대인배상'과 '자손사고'라는 두 가지 보상 항목이 있습니다. 대인배상은 내 차로 인해 다른 사람이 다쳤을 때 그 사람의 치료비를 보상해주는 항목입니다. 반면 자손사고는 나와 내 차에 탑승한 가족이 다쳤을 때 보상해주는 항목입니다.
• 배우자는 '다른 사람'이 아닌 '가족': 일반적으로 배우자는 가족 구성원으로, 사고가 나더라도 가정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사회 통념입니다. 따라서 대인배상의 목적은 타인을 보호하는 것이지, 가족 구성원을 보호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자의 치료비는 자손사고 보험으로 보장받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 약관의 유효성: 보험회사 약관에 배우자를 대인배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이 있다면, 이는 부당한 조항이 아닙니다. 자동차종합보험의 대인배상은 의무가입인 자동차손해배상책임보험과 달리 임의보험이기 때문에, 가입 여부가 자유롭고 사적 자치의 원칙이 적용되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약관에 따라 배우자를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보험회사의 권리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7조: 약관 중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무효로 합니다. 하지만 이 사례에서는 배우자를 대인배상에서 제외하는 약관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대법원 1991.12.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판결: 자동차보험 약관에서 피보험자의 배우자 등을 대인배상에서 제외하는 규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중요 판례입니다.

결론:

자동차보험에서 배우자는 대인배상이 아닌 자손사고 보험의 보상 대상입니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자손사고 보험 가입 여부와 보상 범위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