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설립 동의, 언제까지 철회할 수 있을까?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조합 설립에 대한 동의를 했던 주민들이 마음을 바꾸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때 동의를 철회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언제까지 가능한지가 중요한 문제가 되는데요.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이와 관련된 기준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핵심 쟁점은 '동의서 내용 변경'과 '동일성 유지'

이번 판례의 핵심은 재건축 조합 설립 동의서의 내용이 일부 변경되었더라도, 사회통념상 종전 동의서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경우, 기존 동의는 여전히 유효하며 철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법 조항 살펴보기

이 판례는 2012년 7월 31일 이전의 옛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이하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을 기준으로 합니다.

•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8조 제4항 단서: 조합설립 인가 신청 전이라도, 동의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사항(제26조 제2항 각 호)이 변경되지 않으면 조합설립 동의를 철회할 수 없음.
•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동의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사항으로 건축물 설계 개요, 비용, 소유권 귀속, 조합 정관 등을 규정.
• 구 도시정비법 시행령 제28조 제5항: 동의 철회는 인감증명서를 첨부한 내용증명 발송으로 해야 함.

대법원의 판단 이유

대법원은 위 조항들의 입법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 조합설립 절차의 원활한 진행
• 동의 철회 여부 관련 분쟁 방지
• 행정력 낭비 방지

또한, 재건축 사업의 특성상 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설계나 비용 등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고, '설계의 개요', '비용의 개략적인 금액' 등으로 표현한 법 조항의 의미를 고려했습니다. 따라서 사소한 변경만으로는 동의의 효력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사례 분석:

이번 판례에서 다뤄진 사례에서는 건축 연면적, 주민공동시설 면적 등이 소폭 변경되었지만, 아파트 동수, 층수, 세대수, 대지면적 등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변경된 부분의 비율이 매우 작고, 사회통념상 변경 전후 설계 개요에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동의 철회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판례:

•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두28649 판결
•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3다56441 판결

결론적으로, 재건축 조합설립 동의 철회는 법에서 정한 '동의서 포함사항'의 변경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단순히 일부 변경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철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변경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동일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이라면, 기존 동의는 유효하며 철회는 불가능합니다.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이 점을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