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0.02.08

민사판례

전세계약서로 둔갑한 보증, 건축주는 책임을 져야 할까?

오늘은 건축 공사비와 관련된 흥미로운 보증 채무 사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전세계약서가 실제로는 보증의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케이스입니다.

사건의 개요

A씨는 B씨에게 연립주택 신축공사를 맡겼습니다. B씨는 공사비가 부족하자 C씨에게 돈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대신, B씨는 A씨에게 C씨와 전세계약을 맺도록 요청했습니다. 즉, C씨는 A씨 소유의 연립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는 형식을 취하고, 그 전세보증금을 B씨의 공사비로 사용하는 방식이었죠. A씨는 이에 동의하고 C씨와 전세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문제 발생과 법적 분쟁

B씨가 C씨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하게 되자, C씨는 A씨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은 단순히 전세계약을 맺었을 뿐, B씨의 빚에 대해 책임질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C씨의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결국 C씨는 A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A씨가 B씨의 채무를 보증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비록 형식적으로는 전세계약의 형태를 취했지만, 실질적으로는 C씨에게 돈을 빌려준 B씨의 채무를 A씨가 보증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기 때문입니다.

A씨와 C씨가 맺은 전세계약은 일반적인 전세계약과는 달랐습니다. 실제로 C씨가 그 집에 입주할 의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A씨 역시 C씨에게 집을 빌려줄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B씨가 C씨로부터 공사비를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 것뿐이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이 전세계약의 실질적인 목적이 B씨의 채무 보증에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관련 법 조항: 민법 제428조 (보증계약)

보증은 주채무자의 채무를 보증인이 책임지는 계약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전세계약서가 그 보증계약의 역할을 대신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

이 판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내용을 중시하는 법원의 태도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비록 전세계약이라는 형식을 취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채무 보증의 효과를 갖는다면 보증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계약서 작성 시에는 형식적인 부분뿐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과 그에 따른 법적 효과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상담사례

공사대금 대신 전세? 보증금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공사대금을 전세보증금으로 대체하는 계약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했더라도, 임대차계약은 공사대금 지급 보증 또는 지급 자체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계약 내용과 상황에 따라 건축주에게 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불리한 특약은 무효가 될 수 있으니 계약 시 신중해야 한다.

#공사대금#임대보증금#대체#미지급

민사판례

전세금 돌려받을 때, 집주인 마음대로 빚 갚으라고 할 수 있을까?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을 보증한 후, 집주인과 세입자가 보증과 상관없는 다른 빚 때문에 보증금에서 돈을 빼기로 합의하더라도, 보증인에게는 효력이 없다는 판결입니다.

#임대차보증금#반환보증#상계약정#보증인

상담사례

건축주도 모르는 임대계약?! 내 전세보증금, 날아가나요? 😱

원청업체의 공사대금 미지급 후, 위임받았다는 임대 권한을 믿고 전세 계약을 했으나, 건축주는 위임 사실을 부인하여 전세보증금 4천만 원을 잃을 위기에 처했으며, 표현대리 적용 가능성도 낮아 꼼꼼한 확인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전세사기#무권대리#표현대리#인감증명서

민사판례

세입자가 보증금 돌려달라고 소송했는데, 집주인이 소송비용도 내라고 하면 어떡하죠?

세입자가 월세를 연체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상대로 집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을 때, 소송비용을 보증금에서 뺄 수 있을까요? 네, 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세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보증금 반환채권을 양도했다고 하더라도, 집주인은 세입자가 집을 비워주기 전까지는 소송비용을 보증금에서 뺄 수 있습니다.

#임대차보증금#소송비용 공제#월세 연체#건물인도소송

형사판례

공사대금과 대여금을 합쳐 임대차보증금으로! 사기죄일까?

돈을 빌려주고 받을 권리(대여금, 공사대금 채권)를 전세보증금으로 바꾸는 계약을 한 후, 실제로 집에 살면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다면, 경매에서 보증금을 받았다고 해서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례입니다. 또한, 공동피고인 중 한 명의 상고가 인정되어 판결이 파기될 경우, 다른 공동피고인에게도 동일한 사유가 적용된다면 그 판결도 함께 파기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습니다.

#공사대금#대여금#전세보증금#사기죄

상담사례

집주인도 아닌 사람과 계약했다면? 나도 책임이 있을까? 😱

집주인이 아닌 사람과 계약하면 세입자도 집주인 확인 책임을 소홀히 한 과실로 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전세 사기#집주인 확인#등기부등본#대리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