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인의 공정성, 언제 문제 삼을 수 있을까요?

중재는 분쟁 당사자들이 법원 소송 대신 제3자인 중재인의 판정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중재의 핵심은 공정성이죠. 중재인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분쟁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중재인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대법원 판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중재인에게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면? 기피신청이 핵심!

중재법 제13조 제1항은 중재인이 될 사람은 자신의 공정성이나 독립성에 의심을 일으킬 만한 사유가 있다면 당사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은 당사자들이 중재인의 공정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강행규정입니다.

그런데 만약 중재인이 이러한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 중재인의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중재법 제14조에 따라 기피신청을 해야 합니다. 중재판정부가 구성된 날 또는 기피사유를 안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서면으로 신청해야 합니다.

기피신청 기간을 놓쳤다면? 중재판정 취소는 어려워요.

이번 대법원 판례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중재인의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사유를 알고 있었음에도 기피신청 기간을 놓쳤다면, 나중에 중재판정이 나온 후에 이를 문제 삼아 판정을 취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판례에서는 중재판정의 한쪽 당사자 대리인과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중재인으로 선정된 사례를 다루었습니다. 이 경우에도 중재인의 공정성에 의심이 갈 수 있지만, 기피신청을 하지 않았다면 중재판정 후에 이를 문제 삼아 판정 취소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1조 제4호와 유사한 상황이지만, 중대한 사유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중재의 효율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기피신청 제도는 중재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절차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장치입니다. 중재판정 이후에 중재인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 중재절차가 끝없이 이어질 수 있고,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낭비될 수 있겠죠. 따라서 중재인의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반드시 기피신청 기간 내에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참고 조문:

• 중재법 제13조 (중재인에 대한 기피사유)
• 중재법 제14조 (중재인에 대한 기피절차)
• 중재법 제36조 (중재판정의 취소)
• 상사중재규칙 제25조 (중재인의 부적격 고지)
• 민사소송법 제41조 (제척의 이유)

결론:

중재는 분쟁 해결의 효율적인 수단이지만,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그 의미가 있습니다. 중재인의 공정성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기피신청 제도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효율적인 분쟁 해결이 가능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