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1999.06.25

민사판례

지점 폐쇄에 반발한 농성, 정당한 쟁의행위일까?

회사가 어려워지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지점을 폐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직원들은 회사의 결정에 반발하여 농성을 벌이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러한 농성이 과연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정당한 쟁의행위일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은 회사가 용산지점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자, 해당 지점 직원들이 "용산지점사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점거 농성을 벌인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회사는 농성에 참여한 직원들을 해고했고, 직원들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 사건 농성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정당한 쟁의행위의 요건 미충족: 쟁의행위가 정당하려면, ①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가 ②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 정당한 목적으로 ③ 법령이 정한 시기와 절차를 준수하며 ④ 폭력이나 파괴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가 아닌 정당한 방법과 태양으로 행해져야 합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7조, 근로기준법 제30조, 대법원 1991. 5. 24. 선고 91도324 판결 등) 이 사건 농성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조직된 단체가 주도한 것이 아니었고,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습니다. 또한, 다수의 물리력을 동원한 사무실 점거, 회사 시설물 인계 거부, 관리자에 대한 모욕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2. 지점 폐쇄는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 단체협약에 "회사는 조합원의 지점 간 이동시에는 합의하며, 지점 및 출장소의 신설, 폐쇄에 따른 인원의 재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여 협의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법원은 이 규정이 지점 폐쇄 자체에 대해 회사가 노조와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지점 폐쇄는 경영주체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므로, 회사가 노조와 협의 없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0242 판결) 따라서 지점 폐쇄 자체의 철회를 목적으로 한 농성은 목적의 정당성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결론

이 사건에서 법원은 지점 폐쇄에 반발한 직원들의 농성이 정당한 쟁의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고,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에 대한 부당한 개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지점 폐쇄와 같은 회사의 중요한 결정에 대한 쟁의행위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법이 정한 절차와 방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하면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일반행정판례

공장 점거 농성, 정당한 쟁의행위일까?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회사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인 행위는 회사 업무에 큰 지장을 주었기 때문에 쟁의행위로 인정된다는 판결입니다.

#쟁의행위#본관점거#농성#임금인상

민사판례

정당하지 않은 쟁의행위와 징계해고는 정당할까?

노조 위원장이 주도한 농성과 시위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 불법 쟁의행위로 판단되어 징계해고가 정당하다고 인정된 사례.

#징계해고#불법쟁의행위#정당성상실#절차위반

민사판례

사업부 폐지와 쟁의행위, 정당할까요?

회사의 적자 누적으로 인한 사업부 폐지 결정은 경영상의 판단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며, 폐지 백지화만을 요구하며 회사의 다른 제안을 거부하고 진행한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없다.

#사업부 폐지#단체교섭#쟁의행위 정당성#경영권

형사판례

폐업 신고 후 농성, 쟁의행위일까요?

회사가 정상 운영을 포기하고 폐업한 후에 이루어진 근로자들의 농성은 회사 업무를 방해할 수 없으므로 쟁의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결.

#폐업#농성#쟁의행위#업무방해

형사판례

휴일근로 거부, 공장 점거, 정당 당사 농성... 이것도 쟁의행위일까?

이 판례는 근로자들의 휴일근로 거부, 공장 점거, 정당 당사 농성 등이 어떤 경우에 쟁의행위로 인정되고, 어떤 경우에 정당성을 벗어나는지를 판단한 사례입니다.

#쟁의행위#정당성#휴일근로 거부#공장 점거

형사판례

정당한 쟁의행위, 직장폐쇄, 그리고 퇴거불응죄

회사의 직장폐쇄가 정당하지 않은 경우, 노동자들이 퇴거 요구를 거부하고 사업장 점거를 계속해도 퇴거불응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 반면, 노조의 쟁의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상해 등은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인정되지 않음.

#직장폐쇄#퇴거불응죄#정당행위#정당방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