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건설사들이 지하철 연장공사 입찰 과정에서 공동수급체를 구성해서 담합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사건은 공동수급체 구성 자체가 불법 담합인지, 아니면 특정 상황에서만 불법이 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개요
여러 건설사들이 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특정 공구별로 공동수급체를 구성했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담합하여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기소했는데요.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1. 공구 분할 및 들러리 입찰
법원은 건설사들이 각자 특정 공구에만 입찰하기로 서로 합의하고,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입찰에 참여시킨 행위를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공구 분할 및 들러리 입찰은 명백히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로 판단되어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2. 공동수급체 구성
핵심 쟁점은 공동수급체 구성 자체만으로도 불법 담합으로 볼 수 있는지였습니다. 원심은 공동수급체 구성이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대법원은 국가계약법 제25조 제1항과 동법 시행령 제72조 제2항에 따라 국가가 발주하는 공사에서 공동수급체 구성이 허용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즉, 공동수급체 구성 자체는 위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만, 대법원은 공동수급체 구성이 항상 합법적인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에서 정하는 '경쟁제한성'을 가지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죠.
대법원은 경쟁제한성 판단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즉, 공동수급체 구성으로 인해 실제로 경쟁이 감소하고 낙찰가격 등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공동수급체를 구성했다는 사실만으로 담합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죠.
이 판결은 공동수급체 구성의 적법성 판단에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공동수급체를 구성하는 기업들은 경쟁제한성 여부를 꼼꼼히 검토하여 담합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일반행정판례
여러 건설사가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담합하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는데, 한화건설이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함. 법원은 담합 행위가 여러 유형의 위법행위를 구성하고, 과징금 산정 및 감면 기준 적용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함.
형사판례
건설업체들이 서로 짜고 입찰 가격을 조작하는 담합 행위는 출혈 경쟁 방지 목적이라도 불법이며, 죄형법정주의나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일반행정판례
여러 건설사가 함께 입찰에 참여하여 낙찰받은 경우, 담합에 대한 과징금을 계산할 때 전체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형사판례
여러 업체가 서로 짜고 경쟁 입찰인 것처럼 가장하여 실질적으로 한 업체만 낙찰받도록 조작한 경우, 비록 입찰 주최 측에 금전적 손해를 끼치지 않았더라도 입찰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행정판례
건설사들이 입찰에서 담합했는지 여부와, 담합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계약이 최종적으로 체결되지 않았다면 과징금 부과 기준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결입니다.
형사판례
여러 회사가 입찰에서 담합하여 낙찰 확률을 높이고, 담당 직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사건. 법원은 일부 회사 간의 담합만으로도 입찰방해죄가 성립하고, 뇌물을 다른 사람(처제) 명의로 받더라도 배임수재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