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내 물건 맘대로 팔았다고?! 무권대리,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내 물건을 허락도 없이 팔아버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황당하고 화나는 상황이지만, 법적으로는 '무권대리'에 해당하는 문제입니다. 오늘은 무권대리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무권대리란?

쉽게 말해, 대리할 권한이 없는 사람이 마치 권한이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 다른 사람과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합니다. 친구가 내 물건을 자기 마음대로 팔아버린 경우처럼요. 물론, 특별한 사정으로 대리권이 없어도 계약이 유효하게 되는 '표현대리'라는 것도 있지만, 여기서는 친구가 정말 아무런 권한 없이 물건을 판매한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민법 제130조)

민법 제130조는 무권대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이를 추인하지 아니하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무슨 말일까요? 핵심은 "본인의 추인"입니다. 내 친구가 내 물건을 팔았다고 해서, 내가 자동으로 그 계약에 묶이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그 계약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추인"을 해야만 비로소 계약이 효력을 갖게 됩니다.

추인? 거절?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1. 추인: 친구가 판매한 가격이 마음에 들거나, 다른 이유로 계약을 유지하고 싶다면 "추인"할 수 있습니다. 추인하면, 마치 내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것과 같은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나는 물건을 판매한 대금을 받을 권리가 생기고, 구매자에게 물건을 넘겨줄 의무도 생깁니다.

2. 추인 거절: 친구가 너무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팔았거나, 애초에 팔고 싶지 않았던 물건이라면 "추인 거절"을 할 수 있습니다. 추인을 거절하면 계약은 나에게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나는 구매자에게 물건을 넘겨줄 필요도 없고, 대금을 받을 권리도 없습니다. 다만, 구매자는 친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친구가 내 물건을 허락 없이 판매한 경우, 나는 그 계약을 추인할지 거절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 상황과 이익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상황이 복잡하거나 판단이 어렵다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