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4.08.28

민사판례

카드 결제 수수료 담합, 대리점도 손해배상 받을 수 있을까?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 뒤에는 여러 사업자가 관여하고 있습니다. 카드사, VAN(Value Added Network)사, 그리고 VAN 대리점 등이 그 예입니다. 이들이 담합하여 수수료를 조정한다면, 소비자는 물론 관련 사업자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VAN사와 카드사가 담합하여 VAN 대리점들이 손해를 입은 사례를 통해 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VAN 대리점들은 카드 가맹점에서 발생한 카드 매출전표를 수거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VAN사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합니다. VAN사는 이 대가로 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그 중 일부를 대리점에 지급합니다. 그런데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VAN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고, VAN사들은 이 부담을 대리점에 전가하기 위해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낮추기로 담합했습니다. 이에 VAN 대리점들은 담합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VAN사와 카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간접적인 피해도 배상받을 수 있을까?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담합으로 인해 직접적인 거래 관계가 없는 간접구매자(VAN 대리점)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둘째, 담합으로 인한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VAN 대리점들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호, 제56조 제1항) 부당한 공동행위는 시장을 왜곡시켜 부당한 가격을 형성하고, 그 가격으로 거래한 시장 참여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킵니다. 따라서 직접 구매자뿐 아니라 간접 구매자도 담합과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용역 공급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카드사와 VAN사의 담합이 VAN 대리점들의 수수료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와 VAN사들의 담합이 없었다면 대리점들은 더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된 것입니다.

손해배상액은 실제 지급받은 수수료와 담합이 없었을 경우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수료(가상 경쟁수수료)의 차액으로 계산되었습니다. 법원은 담합 기간, 매출전표 수거 시점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가상 경쟁수수료를 산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결정했습니다.

결론

이 판례는 사업자들이 담합하여 가격을 조정할 경우, 직접적인 거래 당사자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업자들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 담합 행위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판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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