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 중 갑작스런 사망, 여행사 책임은 어디까지?

즐거운 해외여행, 그러나 예상치 못한 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패키지여행 중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 여행사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최근 발생한 안타까운 사례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A씨는 B투어의 패키지여행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여행 중 베트남 도착 당일 저녁부터 설사 증세를 보였습니다. 다음 날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휴식을 취했지만, 오히려 악화되어 현지 병원에서 검사 및 치료를 받았습니다. 3일째 아침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A씨는 현지 가이드에게 즉시 귀국을 요청했지만, 저녁 비행기 밖에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대사관 지원 요청도 거절당한 A씨는 결국 저녁 비행기로 귀국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혼수상태에 빠진 후 사망했습니다. A씨의 자녀들은 현지 가이드의 미흡한 대처로 아버지가 사망했다며 B투어에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여행사의 책임, 법적으로 따져보면?

여행사는 여행자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기획여행업자는 여행자의 생명, 신체, 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여행 전 충분한 조사와 검토를 통해 위험을 예방하고, 여행자에게 위험을 알려 선택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330 판결) 또한, 현지 가이드의 과실도 여행사가 책임져야 합니다. 현지 가이드는 민법 제391조(이행보조자)에 따라 여행사의 이행보조자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에서 B투어가 책임을 지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질병의 원인 규명: A씨의 질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야 합니다.

2. 여행사의 안전배려의무 위반: 여행 중 질병 발생 시 여행사와 현지 가이드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만약 A씨가 현지에서 흔히 발생하는 풍토병에 걸렸다면 B투어의 책임이 더욱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A씨의 질병이 여행과 무관한 기존 질환이거나 여행 전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것이라면 B투어의 책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3. 여행사의 과실 입증: B투어 또는 현지 가이드가 고의 또는 과실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증명해야 합니다. A씨의 자녀들은 현지 가이드가 귀국 지원과 대사관 연락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B투어 측의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질병의 원인과 경과에 따라 손해배상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여 여행 계약 시 여행사의 책임 범위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여행자 보험 가입 등을 통해 스스로 안전을 확보하는 노력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