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업체가 부담한 재해보상비, 접대비일까? 사업관련 비용일까?

오늘은 하도급 공사 중 발생한 재해보상비를 하도급 업체가 부담한 경우, 이를 접대비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번 판례는 사업 관련 비용과 접대비의 경계를 명확히 해주는 중요한 판례입니다.

사건의 개요

A 건설회사(하도급 업체)는 B 건설회사(원수급 업체)로부터 공사를 하도급 받으면서 "A 회사가 재해 발생 시 자기 비용으로 피해자와 합의하여 배상한다"는 특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실제로 재해가 발생하여 A 회사는 근로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이를 '공상처리비'로 회계 처리하여 손금에 산입했습니다. 그러나 세무서는 이를 A 회사가 지급 의무가 없는 돈을 지급한 것이라며 접대비로 보고 손금 불산입 처리하여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쟁점

A 회사가 지급한 재해보상비는 접대비인가, 아니면 사업 관련 비용인가?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A 회사가 지급한 재해보상비는 접대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접대비의 정의: 법인세법상 접대비란 사업 관계자들과 친목을 두텁게 하여 거래 관계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을 말합니다. (구 법인세법 제25조 제1항, 제5항)
• 사업 관련 비용: A 회사는 B 회사로부터 공사를 수주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위 특약에 동의했고, 이 특약은 하도급 계약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재해보상비 지급은 하도급 계약에 따른 수익과 직접 관련된 비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 결론: A 회사가 지급한 재해보상비는 B 회사와의 친목 도모 목적이 아닌, 하도급 계약 유지 및 수익 창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비용이므로 접대비로 볼 수 없습니다.

핵심 내용 정리

• 법인이 사업관계자에게 지출한 비용이라고 해서 무조건 접대비는 아닙니다.
• 지출 목적이 사업 관계자와의 친목 도모인지, 사업상 이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가 접대비 판단의 중요한 기준입니다.
• 이 사건에서는 하도급 계약 수주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재해보상 약정을 체결했고, 이는 사업상 이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여 접대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참조조문:

• 구 법인세법(2010. 12. 30. 법률 제104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2항, 제25조 제1항, 제5항

참조판례:

•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두18000 판결

이번 판례는 하도급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해보상비용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사업 관련 비용과 접대비의 구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