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상표 "NECTAR", 품질 오인하게 할까요?

NECTAR(넥타). 달콤한 과즙이나 음료를 떠올리게 하는 이 단어, 화장품 상표로 사용해도 괜찮을까요?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 흥미로운 결론이 나왔습니다.

한 기업이 "NECTAR"를 화장품 상표로 등록하려고 했지만, 특허청은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음료로 오해할 수 있다"며 거절했습니다. 캔이나 병에 담긴 액체 형태라는 점 때문에 혼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죠. 이에 기업은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특허청의 판단을 뒤집고 기업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핵심 쟁점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에 있는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습니다.

• 상표 자체가 상품의 실제 성질과 다른 성질을 가진 것처럼 보여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염려가 있는 상표.
• 상표가 사용된 상품과 일반인이 상표에서 연상하는 상품 사이에 경제적인 연관성 또는 유사성이 있어야 함. 예를 들어, 같은 종류의 상품이거나 재료, 용도, 외관, 제조법, 판매 방식 등에서 유사성이 있어 오인을 일으킬 정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 단순히 상표가 지정상품과 아무 관련 없는 의미라서 상품 자체를 오인할 염려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품질 오인의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음.
• 품질 오인 여부는 일반 소비자의 관점에서 판단해야 함.

이러한 기준에 따라 대법원은 "NECTAR" 상표를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NECTAR"는 그리스 신화의 신주에서 유래했지만, 오늘날 일반 소비자는 "달콤한 음료, 감로, 과즙" 정도로 인식할 것.
• 화장품(향수, 향유, 로션 등)과 음료는 같은 액체 형태라도 용기나 판매처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화장품을 음료로 오인할 염려는 없음.

즉, 단순히 액체 형태라는 외관상의 유사성만으로는 품질 오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죠.

이번 판결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의 해석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외에도 유사한 판례들을 참조했습니다 (대법원 1989.4.25. 선고 86후43 판결, 1992.6.23. 선고 92후124 판결). 이러한 판례들은 상표 등록 심사 기준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