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기업 보증인의 빚, 같이 줄어들까? -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채무는 다르다!

중소기업이 어려움에 처해 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 빚을 갚지 못하게 된 회사의 채무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회사의 빚을 보증한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보증인의 빚도 같이 줄어들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보증과 보증채무의 부종성

먼저 '보증'이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 다른 사람의 빚을 대신 갚겠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만약 빚을 진 사람이 돈을 갚지 못하면, 보증인이 대신 갚아야 합니다. 이때 보증인이 갚아야 할 빚을 '보증채무'라고 합니다.

보증채무는 원래 '부종성'을 가집니다. 즉, 주채무(원래 빚진 사람의 빚)가 얼마나 남아있는지에 따라 보증채무도 변동된다는 의미입니다. 주채무가 줄어들면 보증채무도 줄어들고, 주채무가 없어지면 보증채무도 사라집니다(민법 제430조).

회생절차와 보증채무 - 예외적인 상황

하지만 회생절차에서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회생절차를 통해 회사의 빚이 줄어들더라도, 보증인의 빚은 그대로 남는 것이 원칙입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50조 제2항 제1호). 회생절차의 목적은 기업을 살리는 것이지, 보증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은 예외!

다만,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선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됩니다. 이 경우에는 회생절차를 통해 주채무가 줄어들면, 보증채무도 같은 비율로 줄어듭니다 (기술보증기금법 제37조의3, 신용보증기금법 제30조의3). 이는 중소기업 회생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한 규정입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은 어떨까?

그렇다면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선 경우는 어떨까요? 이번 판례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결론적으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경우에는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과 같은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회생절차를 통해 주채무가 줄어들더라도,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채무는 그대로 남습니다.

법원은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예외 규정은 입법자가 특별히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대한 비슷한 규정이 없다는 것은, 입법자가 의도적으로 그러한 예외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유사한 업무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법 규정이 없는 부분에 유추적용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민법 제105조, 유추적용에 관한 판례: 대법원 1994. 8. 12. 선고 93다52808 판결).

법원은 또한 지역신용보증재단은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과 설립 목적, 재원, 보증 한도 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이번 판례는 회생절차에서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대한 예외 적용 범위를 명확히 했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기금과 달리,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채무는 주채무의 감경과 관계없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보증을 설 때는 이러한 법적 차이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