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ex Control" 상표, 왜 등록 거절됐을까?

전기면도기 회사 '브라운'에서 "Flex Control"이라는 상표를 등록하려다 거절당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왜 거절되었는지, 그 이유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 드릴게요.

브라운은 "Flex Control"이라는 이름으로 가정용 전기면도기와 이발기를 판매하려고 상표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특허청은 이 상표가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에 위배된다며 거절했고, 브라운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상표법 제6조 제1항 제3호는 "상품의 품질, 효능, 용도, 형상, 원재료, 생산지, 생산방법, 가격, 수량, 계량 기타 거래상품에 관한 사항을 보통으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표시한 표장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제품의 특징을 너무 일반적인 단어로만 표현한 상표는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해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법원은 "Flex Control"이라는 상표가 바로 이 조항에 걸린다고 판단했습니다. "Flex"는 '유연한', "Control"은 '제어하다'라는 뜻으로, 전기면도기에 쓰였을 때 '면도기 헤드가 유연하게 움직여서 얼굴 굴곡에 맞춰 면도를 잘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즉, 제품의 기능과 효능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단어의 조합이라는 거죠.

법원은 이런 상표를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Flex Control"이라는 상표가 브라운에게만 독점적으로 허용된다면, 다른 회사들은 유연하게 움직이는 면도기를 만들고도 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게 됩니다. 소비자들도 제품의 특징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지겠죠.

이와 유사한 판례로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후838 판결,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후1701 판결, 대법원 1995. 5. 23. 선고 95후26 판결, 대법원 1996. 7. 12. 선고 95후1937 판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판례들은 상표가 제품의 특징을 일반적인 용어로만 표현한 경우에는 상표 등록을 거절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줍니다.

결국 브라운의 상표 등록은 최종적으로 거절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상표를 만들 때 제품의 특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단어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독창적이고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