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비용 신고했지만, 진짜 비용 있다면 인정? 법인세 손금산입 이야기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세금 문제, 특히 법인세는 골치 아픈 문제 중 하나죠. 복잡한 법 규정 때문에 어떤 비용을 세금 계산에서 뺄 수 있는지(손금산입)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실제 발생한 비용과 신고한 비용이 다를 때, 어떤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사례: 폐기물 처리업체 A사는 법인세 신고 때 차량유지비와 수도광열비를 손금으로 처리했습니다. 하지만 세무서 조사 결과, 신고한 금액 중 일부가 가짜였죠. A사는 "신고 내용은 허위지만, 실제로는 다른 곳에 돈을 썼다"며 폐기물 매립 위탁 비용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세무서는 이 비용이 불법 폐기물 처리업자에게 지급된 돈이라며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쟁점 1: 신고 내용이 가짜라도 진짜 비용을 입증하면 손금 인정될까?

대법원의 판단: YES! 법인세 계산 시, 회사가 신고한 비용이 가짜라고 밝혀지더라도, 회사가 다른 곳에 실제로 돈을 썼다는 것을 입증하면 그 비용은 손금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1994. 10. 28. 선고 94누5816 판결, 1995. 5. 23. 선고 94누9283 판결)

A사의 경우, 비록 처음 신고한 차량유지비 등이 가짜였지만, 폐기물 매립 위탁 비용을 실제로 지출했다면 이를 손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쟁점 2: 불법적인 일에 쓴 돈도 손금으로 인정될까?

대법원의 판단: 원칙적으로 YES! 법인세법 제9조 제1항,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 제2항에는 위법 소득을 얻기 위해 쓴 돈이나 지출 자체가 불법인 경우 손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없습니다. 법인세는 회사의 순수익을 기준으로 부과해야 하기 때문에, 불법적인 일에 쓴 돈이라도 사회질서에 심각하게 위배되지 않는다면 손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사의 경우, 무허가 폐기물 처리업자에게 돈을 지급한 것이 위법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손금 산입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A사의 주된 위법 행위는 특정산업폐기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일반폐기물과 섞어서 처리한 것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론: A사는 불법적인 부분이 있었지만, 실제로 지출한 폐기물 매립 위탁 비용을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판례는 회사가 신고한 비용이 가짜로 드러나더라도, 실제 지출을 입증하면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불법적인 지출이라도 사회질서에 심각하게 반하지 않는 한 손금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불법적인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