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검사의 요구로 돈을 돌려주겠다는 각서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 각서, 정말 법적 효력이 있는 걸까요? 특히 내가 대리인 자격으로 다른 사람 대신 쓴 각서라면 더욱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대리권 없는 약속의 효력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대리권 없는 약속
'을'은 검찰 조사에서 '병'을 대리하여 '병'이 부당하게 받은 돈을 '무' 저축은행에 돌려주겠다는 각서를 썼습니다. '을'은 '병'의 대리인이었지만 '무' 저축은행으로부터 각서를 쓸 권한을 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경우, '을'이 쓴 각서가 '무' 저축은행에 효력이 있을까요?
대리권, 왜 중요할까요?
우리 민법 제114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 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한 의사표시는 직접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대리인은 본인으로부터 받은 권한 범위 내에서만 행동해야 그 효력이 본인에게 미칩니다. 권한 없이 한 행동은 본인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이와 비슷한 사례에 대해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대법원 2013.8.22, 선고, 2013다203369, 판결). 검사가 '을'에게 '무' 저축은행을 대리할 권한을 주었다거나, '을'이 '무' 저축은행의 심부름꾼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병'이나 '을'이 수사기관의 압박 때문에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을'이 쓴 각서는 '무' 저축은행에 효력이 없다는 결론입니다.
결론: 대리권 없는 약속은 효력이 없다!
위 사례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대리권 없이 작성된 각서는 효력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의 대리인으로서 중요한 문서를 작성할 때는 반드시 대리권이 있는지, 권한 범위 내에서 행동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할 뿐 아니라, 예상치 못한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민사판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이 작성한 '돈을 갚겠다'는 각서가 채권자에게 효력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결. 본 사건에서는 각서의 효력이 채권자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
민사판례
회사 직원이 대표이사의 허락 없이 회사 인감을 사용하여 회사를 보증인으로 세운 대출계약에 대해, 은행이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없었다면 표현대리가 성립하지 않아 회사는 보증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판결.
상담사례
수사 관련 거짓 증언 대가로 돈을 받기로 한 각서는 사회질서에 반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무효이며 돈을 받을 수 없다.
민사판례
다른 사람의 수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사기관에서 거짓 진술을 해주는 대가로 돈이나 재산을 주겠다는 약속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습니다.
상담사례
대리권 없는 자와의 합의라도 이해관계인이 이후 소송 등을 통해 효력을 주장하면 묵시적 추인으로 인정되어 유효하게 될 수 있다.
상담사례
이혼 전 재산분할 포기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이혼 후에도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