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05.05.12

민사판례

공동 소유한 땅, 어떻게 사용할까요? - 사용 계약, 승계, 그리고 변경

여러 사람이 함께 땅을 소유하는 경우, 그 땅을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할지에 대한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공유물 사용에 관한 약속이 어떻게 승계되고 변경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땅을 상속받은 형제자매들과 다른 공유자(소외 8)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함께 땅 위에 건물을 새로 짓기로 하고, 그 건물은 소외 8의 소유로 하고 그가 거주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소외 8의 땅 지분과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 제3자(피고)가 소유하게 되었고, 상속인 중 한 명인 원고는 나머지 형제자매들의 지분을 모두 사들인 후 피고에게 건물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원고는 과반수 지분을 확보했으니, 기존 약속을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공유자 간의 사용·관리 약속은 특정승계인(상속인, 양수인 등)에게도 승계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원고와 피고도 이전 공유자들의 약속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민법 제265조("공유물의 관리에 관한 사항은 공유자의 지분의 과반수로써 결정한다")를 근거로, 공유자에 변경이 있거나 약속을 변경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과반수 지분으로 기존 약속을 변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과반수 지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법원은 약속 변경이 정당화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등 상속인들이 건물 건축 당시 소외 8의 토지 사용을 오랫동안 용인했고, 원고 스스로도 그 약속을 알고 있었으며, 피고 입장에서는 건물을 철거하는 것이 큰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유물 분할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핵심 정리

  • 공유물 사용·관리에 대한 약속은 특정승계인에게 승계된다.
  • 하지만 공유자 변경이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과반수 지분으로 약속을 변경할 수 있다.
  • 약속 변경의 정당성은 법원이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본 사례에서는 건물 철거라는 큰 손해, 사회·경제적 비합리성 등을 고려하여 변경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례는 공유물 사용에 관한 약속의 효력과 변경 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공유물 관련 분쟁 발생 시, 참고할 만한 판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유사한 콘텐츠

민사판례

공유지분을 경매로 샀는데, 기존 공유자들이 땅을 무상으로 쓰기로 한 약속, 나한테도 효력 있을까?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땅에 대해 기존 공유자들끼리 일부 공유자에게 무상으로 사용하게 해주는 특약을 했을 때, 경매로 새롭게 지분을 취득한 사람도 그 특약을 따라야 하는가? 원칙적으로는 그렇지만, 그 특약이 다른 공유자들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예외가 된다.

#공유지분#경매취득자#무상사용 특약#효력

상담사례

공유지분, 나도 쓸 수 있을까? - 특약 승계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집합건물 공유지분에 대한 특약은 일반적으로 승계되지만, 특정 소유자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불합리한 특약은 새로운 소유자에게 승계되지 않을 수 있다.

#공유지분#특약#승계#불합리한 특약

민사판례

공동 소유한 땅, 지분 약속은 상속될까?

공동 소유자 중 한 명이 자신의 지분 일부를 다른 공동 소유자에게 넘겨주기로 한 약속은, 원래 약속 당사자가 아닌 상속인 등에게는 자동으로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다만, 상속인 등이 그 약속 내용을 알고 있었고, 그 약속을 전제로 지분을 받았다면 약속의 효력이 미칠 수 있다.

#공유지분#양도약정#승계#상속

상담사례

내 땅인데… 건물 철거를 못한다고?! 과반수 지분과 점유취득시효 이야기

토지 공유 시, 점유취득시효로 과반수 지분을 확보한 자에게 소수지분권자는 건물 철거 등 점유 배제를 청구할 수 없지만, 지분이 1/2씩인 경우에는 공유물 보존행위로서 상대방의 배타적 사용을 막고 건물 철거 및 토지 인도를 요구할 수 있다.

#공유지분#점유취득시효#과반수 지분권#건물철거

민사판례

땅 나눠 쓰기로 했으면, 확실하게 약속해야죠!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한 땅을 나눈 뒤, 각자 특정 부분을 소유하기로 했다고 주장하려면, 단순히 땅을 나누고 각자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서로 간에 명확하게 '각자 특정 부분을 배타적으로 소유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한다**는 판례입니다.

#공유토지#분할#구분소유적 공유관계#명확한 합의

민사판례

상속받은 땅, 내 땅 맞나요? 협의분할과 공유물분할, 등기의무 승계에 대해 알아보자!

상속과 공유물분할로 땅을 취득한 사람은 상속받은 부분에 대해서만 돌아가신 분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를 승계합니다. 공유물분할로 얻은 부분은 승계 대상이 아니지만,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만큼은 등기 의무를 집니다.

#상속재산#공유물분할#소유권이전등기#승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