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 못 받았을 때, 법이 당신 편이 될 수 있습니다! (조건 성취 방해와 신의성실)

건설 공사를 하다 보면 대금 지급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하도급 업체 입장에서는 약속된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때 법이 당신의 편이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조건의 성취를 방해하는 행위'와 관련된 판례를 통해 공사대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A라는 하도급 업체는 B라는 회사로부터 건물 신축공사 중 일부(승강기, 카리프트, 주차기 설치)를 하도급 받았습니다. 그러나 B는 A에게 필요한 시설(전력 공급)을 제공하지 않았고, 심지어 공사장 출입까지 막아버렸습니다. A는 공사를 완료하지 못했고, 당연히 약속된 공사대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A는 B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B는 A와의 계약에서 'A가 공사를 완료하고 준공필증을 제출하는 것'을 대금 지급의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즉, A가 공사를 완료하지 못했으니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A는 B가 고의로 공사 완료를 방해했기 때문에, 마치 조건이 성취된 것처럼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민법 제150조 제1항: 조건의 성취로 불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의 성취를 방해한 경우, 그 조건은 성취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사건에서 B는 A의 공사 완료라는 '조건'의 성취로 불이익(공사대금 지급 의무 발생)을 받을 당사자였습니다. B는 전력 공급을 하지 않고 공사장 출입을 막는 등 신의성실에 반하는 행위로 A의 공사 완료를 방해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A가 공사를 완료한 것으로 보고, B에게 대금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더 나아가 법원은 조건이 성취된 것으로 간주되는 시점을 '방해 행위가 없었다면 조건이 성취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점'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A에게 다른 공사 지연 사유가 없었으므로, 원래 예정된 준공일이 조건 성취 시점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판례)

• 대법원 1979. 6. 26. 선고 77다2091 판결
• 대법원 1990. 11. 13. 선고 88다카29290 판결
• 대법원 1996. 1. 23. 선고 94다21665 판결

결론:

이 판례는 공사대금 지급과 관련된 분쟁에서 하도급 업체를 보호하는 중요한 법적 근거를 제시합니다. 만약 발주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공사 완료를 방해하는 경우, 하도급 업체는 민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공사대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 판례를 참고하여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