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로 남편을 잃었습니다… 산재 신청, 가능할까요?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실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이 글을 씁니다. 남편분께서 동료들의 퇴사와 휴가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결국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사망하셨다는 안타까운 사연, 충분히 공감하며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런 경우, 과연 산재 신청이 가능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병에 걸렸다고 무조건 산재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법적으로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는 업무상 재해를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업무와 질병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판례는 조금 더 넓은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업무가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과 겹쳐서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예를 들어,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바이러스성 뇌염에 걸렸다면, 과로와 스트레스가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05. 9. 28. 선고 2004누24006 판결) 이 판례에서는 비록 의학적으로 과로/스트레스와 바이러스성 뇌염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과로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해져 질병이 발생했을 개연성을 인정했습니다.

남편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바이러스성 뇌염 발병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산재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각 사례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가와 상담하여 남편분의 업무량, 스트레스 정도, 건강 상태 등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포기하지 마시고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권리를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