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좌에 있는 내 돈, 내 마음대로 찾아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죠? 대부분의 경우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내 명의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더라도 횡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번 사건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횡령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는 여러 은행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는데, 원고는 이 돈이 원래 자신들의 돈이었다고 주장하며 피고가 횡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피고가 인출한 돈이 정말로 원고의 소유였는지, 그리고 피고가 그 돈을 불법적으로 영득할 의사를 가지고 인출했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비록 피고가 자신의 명의로 된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더라도, 만약 그 돈이 타인으로부터 보관을 위탁받은 돈이고 피고가 영득할 의사로 인출했다면 횡령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750조). 쉽게 말해, 내 계좌에 있는 돈이라도 사실은 다른 사람에게 맡아서 보관하고 있던 돈인데, 그걸 내 마음대로 써버렸다면 횡령이라는 겁니다.
다만, 피고의 인출 행위가 횡령이라는 것을 입증할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법원은 명시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288조). 즉, 원고가 피고가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영득 의사를 가지고 인출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심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인출 행위가 횡령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아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핵심 정리
관련 법조문
이번 판례는 자신의 명의로 된 계좌라 하더라도 타인의 돈을 함부로 인출하면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금융거래 시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형사판례
다른 사람의 돈을 맡아서 내 명의의 은행 계좌에 보관하다가 함부로 사용하거나 돌려주지 않으면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금융실명제 하에서 내 명의로 된 계좌의 돈은 법적으로 내가 관리하지만, 돈의 실제 주인이 따로 있다면 마음대로 쓸 수 없습니다.
형사판례
다른 사람에게 속은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된 계좌로 돈을 보냈을 때, 계좌 명의인이 그 돈을 자신의 돈처럼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하는가? 특히, 계좌 명의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공범인 경우에도 횡령죄가 성립하는가?
형사판례
다른 사람의 돈을 맡아 보관하는 사람이 그 돈을 자신의 명의로 은행에 예치했다 하더라도 마음대로 인출해서 쓰거나 돌려주지 않으면 횡령죄가 성립한다.
상담사례
은행 직원이 무단으로 예금을 인출한 경우, 예금주는 은행에 예금 반환을 요청할 수 있으며, 예금주의 부주의는 은행의 책임을 면하게 하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형사판례
다른 사람이 실수로 내 계좌에 돈을 보냈는데, 그 돈을 마음대로 쓰면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형사판례
내 계좌에 실수로 돈이 들어왔더라도 함부로 쓰면 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사기 범죄에 이용된 계좌라도 마찬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