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땅 앞 도로, 내 맘대로 못한다고? 건축허가와 도로에 관한 오해와 진실!

집을 짓다 보면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내 땅 바로 앞에 있는 도로 때문에 골치 아픈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도로와 건축허가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원고는 건축허가를 받고 집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청에서 갑자기 공사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이유는 원고 집 앞 도로가 '막다른 도로'이기 때문에 건축법에 따라 담장을 집 안쪽으로 물려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동네 사람들이 다니던 길이고 보도블럭까지 깔려 있던 길인데, 갑자기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걸까요?

핵심 쟁점은 '막다른 도로'의 정의였습니다. 구청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다니고 보도블럭이 깔린 길이니 '막다른 도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법원은 '막다른 도로'는 단순히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법적으로 '도로'로 지정된 길만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구 건축법 제2조 제15호, 건축법시행령 제62조 참조). 즉, 관계 법령에 의해 도로로 고시되거나 건축허가 당시 지자체장이 도로로 지정한 경우에만 '막다른 도로'로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그런 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구청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1990.2.27. 선고 89누7016 판결 참조)

또한, 건축허가 신청 시, 내 땅 앞에 사실상 도로로 사용되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구청에 알릴 의무는 없다는 점도 확인되었습니다. 원고가 설계도면에 해당 도로를 표시하지 않았더라도 건축허가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이 이용하고 보도블럭까지 깔려있다고 해서 무조건 법적인 '도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집을 지을 때는 내 땅 주변 도로의 법적 지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지자체와 협의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번 판례는 단순히 현실적인 도로 사용만으로는 건축법상 도로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