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용추출액, 우황팅크츄어는 술일까? 주세 부과 대상?

혹시 녹용추출액이나 우황팅크츄어에 알코올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렇다면 이것들을 술로 봐서 세금을 내야 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법정 다툼과 그 결과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사건의 발단

삼진제약은 녹용추출액과 우황팅크츄어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알코올을 사용했습니다. 이에 양산세관장은 이 제품들을 주류로 보고 주세를 부과했고, 삼진제약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녹용추출액, 우황팅크츄어는 '주류'인가?

이 사건의 핵심은 녹용추출액과 우황팅크츄어가 과연 주세법상 '주류'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당시 구 주세법(1993. 12. 31. 법률 제46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에서는 '주류'를 "주정과 알콜분 1도 이상의 음료"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녹용추출액과 우황팅크츄어가 비록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지만, 주류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음료로서의 용도 부재: 녹용추출액과 우황팅크츄어는 특유의 냄새와 맛 때문에 그 자체로는 음료로 마실 수 없습니다. 알코올은 단지 녹용이나 우황의 성분을 추출하고, 제품의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을 뿐입니다.
• 의약품의 구성 성분: 이 제품들은 세르비액이나 녹양정 같은 의약품의 주성분으로 사용되며, 일반 음료나 약품으로 따로 판매되지도 않습니다.

즉, 알코올이 1도 이상 포함되어 있더라도, 일반적으로 마시는 '음료'로 사용할 수 없다면 주류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주세법상 '주류'의 개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단순히 알코올 함량만으로 주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의 실제 용도와 사회 통념상의 음용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입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구 주세법(1993. 12. 31. 법률 제46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조
• 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누11026 판결

이번 판례를 통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들에 대해서도 법적인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