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상표의 유사성에 대한 흥미로운 법정 다툼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말 탄 사람'이 등장하는 두 상표가 얼마나 비슷해야 소비자들이 헷갈릴까요?
한 회사가 "도형 + Legacess"라는 상표를 등록하려 했습니다. 이 상표는 창과 방패를 든 기사가 말을 타고 있는 그림과 "Legacess"라는 글자가 결합된 형태였죠. 그런데 이미 유명한 폴로 브랜드의 "말 탄 사람" 그림 상표(이하 '폴로도형')가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폴로 브랜드 측은 새 상표가 자사 상표와 유사하여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은 바로 두 상표가 유사한지 여부였습니다.
처음에는 법원(특허법원)이 두 상표가 유사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상표 모두 '말 탄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그림의 표현 방식도 단순화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헷갈릴 수 있다는 것이었죠.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두 상표가 충분히 구별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도형 + Legacess" 상표가 폴로도형과 함께 사용되더라도 소비자들이 상품 출처를 혼동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결했습니다.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위반 없음)
이 판결은 상표 유사성 판단에 있어 호칭, 관념, 외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단순히 그림의 일부분이 비슷하다고 해서 무조건 유사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죠. 상표권 분쟁은 세심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한 복잡한 영역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참고 판례:
특허판례
"RaPa"라는 글자와 말 탄 사람 그림이 결합된 상표가 폴로의 말 탄 사람 그림 상표와 유사하여 소비자를 혼동시킬 우려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
민사판례
유명 의류 브랜드 'POLO' 상표를 시계에 사용한 것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판결. 'POLO'는 국내에서 의류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고, 의류 회사가 시계 등 다른 상품도 함께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므로, 소비자들은 'POLO' 시계를 보고 의류 브랜드 'POLO'와 관련이 있다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
특허판례
말을 타고 스틱을 든 기수 그림과 "POLO"라는 문자가 결합된 상표는 셔츠의 용도를 나타내는 표시가 아니며, 이미 등록된 유명 POLO 상표와 유사하여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
형사판례
그림과 특정 문자가 결합된 등록상표가 있을 때, 그 문자 부분만 따로 사용한 경우, 문자 자체의 식별력이 약하다면 두 상표는 유사하지 않다고 판단.
특허판례
'MANOPLAX' 상표는 '마노'로 줄여 불릴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기존에 등록된 'MANO 마노' 상표와 유사하여 소비자 혼동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상표 등록이 거절되었습니다.
특허판례
페라리(Ferrari) 로고(뛰는 말 도형 + FERRARI 문자)와 뛰는 말 도형만 있는 상표는 유사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