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을 하려면 법적으로 등록을 해야 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등록 없이 건설업을 하면 불법이고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여러 번 무등록 건설업을 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단순히 여러 개의 죄가 되는 걸까요, 아니면 하나의 큰 죄로 취급될까요? 오늘은 무등록 건설업의 포괄일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포괄일죄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 여러 개의 행위가 하나의 죄로 묶이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상습적으로 도둑질을 하는 경우, 각각의 도둑질을 따로따로 처벌하지 않고 전체를 하나의 '상습절도죄'로 처벌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업을 하려면 반드시 등록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제9조 제1항). 등록하지 않고 건설업을 하면 처벌받습니다 (제96조 제1호). 그런데 이 법을 위반해서 여러 번 무등록 건설업을 한 경우, 각각의 건설 공사를 별개의 죄로 볼지, 아니면 하나로 묶어서 포괄일죄로 볼지가 문제됩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대법원은 무등록 건설업 영위 행위는 그 특성상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만약 여러 번의 무등록 건설업 행위가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나쁜 의도) 아래, 비슷한 시기와 장소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죄로 묶어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1993. 3. 26. 선고 92도3405 판결,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2도1855 판결 참조)
실제 사례를 살펴볼까요?
한 병원의 리모델링 공사에서, 무등록 건설업체 두 곳이 각각 여러 차례 공사를 맡았습니다. 한 업체는 구조물 철거 공사를 13회, 다른 업체는 실내 건축 공사를 21회 진행했습니다. 원심 법원은 각각의 공사를 별개의 죄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모두 같은 병원의 리모델링 공사였고,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으며, 각 업체의 설립 목적과 같은 종류의 공사였다"는 점을 들어 포괄일죄로 판단했습니다. 즉, 여러 차례의 공사를 하나의 죄로 묶어 처벌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어떻게 될까요?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공소시효는 마지막 범죄행위가 끝난 날부터 계산됩니다.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도2939 판결 참조) 만약 각각의 행위를 별개의 죄로 본다면,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게 되지만,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마지막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하므로 공소시효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결론적으로, 무등록 건설업을 여러 번 했다면 상황에 따라 포괄일죄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건설업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등록을 해야 하며, 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참고 법조항: 형법 제37조, 건설산업기본법 제9조 제1항, 제96조 제1호
형사판례
건설업 등록을 피하기 위해 하나의 공사를 여러 개의 작은 공사로 나눠서 발주하는 편법을 막기 위해, 법원은 여러 개의 공사가 실질적으로 하나의 공사인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단순히 시간이나 장소가 분리되었다고 해서 따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 당사자, 공사 목적, 기간, 내용, 방법, 분할 발주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동일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이나 고용보험의 적용 기준을 건설업 등록 의무 판단에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형사판례
무허가로 직업소개를 여러 번 했더라도, 시간, 장소, 방법 등이 비슷하고 한 의도로 계속 이어진 경우에는 하나의 죄로 볼 수 있다.
형사판례
같은 날 여러 차례 무면허 운전을 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는 하나의 죄(포괄일죄)로 처벌해야 한다. 따라서 검사가 공소장을 변경하여 무면허 운전 횟수나 시간, 장소를 다르게 기재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같은 날 무면허 운전을 반복한 것이라면 공소장 변경을 허가해야 한다.
형사판례
건축 허가 없이 지은 건물의 여러 세대를 각각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더라도, 이는 여러 개의 죄가 아니라 하나의 죄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형사판례
허가 없이 외국환업무를 지속적으로 한 경우, 여러 건의 거래라도 하나의 죄(포괄일죄)로 처벌합니다. 이전 유죄 판결이 있더라도, 그 이후의 범행까지 포함하여 하나의 죄로 봅니다.
형사판례
약사 면허 없이 의약품을 여러 번 사고팔았더라도, 하나의 범죄로 볼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이전에 다른 범죄로 처벌받았더라도, 그 이후의 무면허 의약품 거래까지 모두 합쳐서 하나의 죄로 처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