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의료행위, 반복해서 하면 어떻게 될까요? (포괄일죄와 기판력)

의료 면허 없이 불법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뉴스에 나옵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 면허 없이 여러 번 의료행위를 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최근 대법원 판결을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이 사건의 피고인은 의사 면허 없이 여러 차례 필러 시술을 하고 돈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 피고인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그런데 이 피고인은 이전에도 비슷한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았는데, 이번 사건과 같은 무면허 의료행위였습니다.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이전에 받았던 처벌이 이번 사건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입니다. 즉, 이전 '의료법' 위반으로 확정된 판결의 효력이 이번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사건에도 미치는지가 문제였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전 판결의 효력이 이번 사건에도 미친다고 판단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핵심은 "포괄일죄"라는 개념입니다.

포괄일죄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해서 여러 개의 행위가 하나의 죄로 취급되는 것을 말합니다. 무면허 의료행위는 그 특성상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영리 목적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계속하는 사람이 여러 번 불법 시술을 했다면, 이를 각각의 죄로 보지 않고 하나의 죄로 묶어서 처벌합니다. 마치 한 가닥의 실에 여러 개의 구슬이 꿰어져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이전에도 같은 범의(의도)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반복했습니다. 따라서 이전에 처벌받은 행위와 이번 사건의 행위는 모두 포괄일죄로 묶입니다. 이전 판결은 이미 확정되었기 때문에, 그 이전에 행해진 모든 무면허 의료행위는 더 이상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이것을 '기판력'이라고 합니다. 이전 판결의 기판력이 이번 사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결론

대법원은 피고인의 이전 판결이 '의료법' 위반이었고, 이번 사건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이라는 점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두 사건 모두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본질적인 부분이 같고, 포괄일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전 판결의 기판력이 이번 사건에도 미쳐 면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법조항 및 판례

• 형법 제37조 (포괄일죄) 상습으로 또는 포괄하여 하나의 죄를 범한 때에는 형을 가중한다.
• 의료법 제27조 제1항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수의사가 아닌 자가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으로 한 때
• 대법원 1994. 8. 9. 선고 94도1318 판결
• 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6도1252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