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사람들로 북적이는 매장. 누군가 100만 원짜리 고액 수표를 내밉니다. 그런데 수표에 적힌 주민등록번호 등을 뭔가 고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면? 왠지 찜찜하죠? 이런 상황, 수표를 받는 사람도 조심해야 합니다! 단순히 수표만 받고 끝낼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놓였다면, 수표를 받기 전에 상대방에게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분증에 적힌 전화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 본인 확인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법적으로 수표를 받는 사람에게는 선의취득이라는 개념이 적용됩니다. 선의취득이란, 권리 없는 사람에게서 물건을 사더라도, 본인이 그 사실을 몰랐고 알 수도 없었다면 그 물건의 소유권을 취득한다는 원칙입니다. 하지만 수표를 받는 상황에 수표 소지인의 실질적인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순히 몰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죠.
위에서 언급한 늦은 밤, 고액 수표, 그리고 수표 내용 수정 등의 행위는 충분히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표를 받는 사람은 '선의'라고 주장하기 어려워지고,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수표 금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도 이와 같은 판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8684 판결에서는 수표 소지인의 행동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다면, 수표를 받는 사람은 적극적으로 소지인의 신원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단순히 수표만 받는 것이 아니라, 신분증 확인 및 전화 확인 등을 통해 소지인의 신원을 확실히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수표 거래는 편리하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찜찜한 부분이 있다면, 귀찮더라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상담사례
도난 수표를 받고 숙박비를 못 받았는데, 신분증 확인 등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선의취득으로 인정받기 어려워 숙박비를 돌려받기 힘들다.
민사판례
처음 거래하는 사람으로부터 고액 수표를 받을 때 수표 진위 확인을 소홀히 하면 나중에 수표가 도난당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
민사판례
금은방 주인이 손님에게 수표를 받을 때 신분증 확인도 안 하고 수표에 이상한 점이 있는데도 그냥 받았다가 나중에 수표가 부도 처리되어 돈을 못 받게 된 사건. 법원은 금은방 주인이 수표를 받을 때 너무 부주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담사례
물건 판매 후 수표를 받았는데 구매자가 하자를 이유로 지급정지를 요청한 경우, 하자 여부와 정도를 확인하고 협의를 시도하며, 필요시 소송을 통해 사고신고담보금 회수를 노려야 한다.
민사판례
가계수표를 받을 때, 수표 금액이 수표에 적힌 한도액보다 크고, 발행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금액을 채워 넣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수표를 받은 사람은 발행인에게 확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확인하지 않고 수표를 받았다면, 수표를 받은 사람의 큰 잘못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담사례
지급금지가처분이 걸린 수표라도 나중에 양도받은 사람은 수표금을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