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잘못으로 소송에서 졌다면, 언제까지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을까?

변호사를 선임해서 소송을 진행했는데, 변호사의 실수로 패소했다면? 억울한 마음에 변호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겠지만, 무한정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소멸시효 때문인데요. 오늘은 변호사의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가 언제부터 시작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소멸시효, 언제부터 시작될까?

소멸시효란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기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가 소멸하는 제도입니다. 민법 제166조 제1항에 따르면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합니다.

변호사의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언제 행사할 수 있을까요? 바로 손해가 실제로 발생한 때입니다. 그렇다면 손해가 실제로 발생한 때는 언제일까요? 변호사가 소송을 잘못해서 패소했다고 해서 바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대법원은 이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변호사가 소송에서 잘못했더라도, 위임받은 소송의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소송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소송이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확정되었을 때 비로소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2다57119 판결, 대법원 2017. 6. 19. 선고 2017다215070 판결 참조)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A씨는 B변호사에게 소송 대리를 맡겼지만, B변호사의 과실로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A씨는 B변호사의 과실을 알게 된 즉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까요? 아닙니다. 아직 항소, 상고 등을 통해 소송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A씨가 항소, 상고심에서도 패소하여 소송 결과가 확정되었다면, 그때 비로소 A씨는 B변호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소멸시효 기간은?

변호사의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입니다. (본문 사례는 상사채무 소멸시효에 해당하는 사안입니다. 일반적인 변호사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민법상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결론

변호사의 과실로 소송에서 패소했다면, 소송 결과가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소송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아직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으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됩니다.

참고 법조문: 민법 제166조, 제390조, 상법 제64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