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2.05.09

민사판례

복강경 수술 중 신장 절제, 병원 책임 인정될까?

복강경 수술은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 때문에 많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중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 시 의료진의 적절한 대처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복강경 담낭절제술 중 발생한 의료사고 사례를 통해 병원의 책임 범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과거 상복부 수술 경험이 있는 환자 A씨는 담낭 용종 제거를 위해 B병원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수술 중 의료진은 A씨의 장기와 조직이 심하게 유착된 것을 발견했지만,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 수술을 계속 진행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했고, 결국 개복 후 신장 부근 정맥 혈관 손상이 확인되어 신장을 절제하게 되었습니다. A씨는 B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신장을 잃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쟁점 및 법원의 판단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의료진의 과실 여부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입니다. 의료소송에서 환자 측은 의료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합니다. 하지만 의료행위는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환자에게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증상이 발생했고, 그 증상의 발생 원인이 의료 과실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 의료 과실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대법원 2000. 7. 7. 선고 99다6632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1. A씨의 유착 상태가 심각하여 해부학적 구조를 파악하기 어려웠다면, 의료진은 복강경 수술을 고집하지 않고 개복술로 전환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의료 과실입니다.

  2. 만약 유착 상태가 복강경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정도였다면, 신장 정맥 손상은 의료진의 수술 기구 조작 과실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복강경 담낭절제술 중 신정맥 손상으로 신장이 절제된 사례는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즉, 어떤 경우든 의료진의 과실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심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고 의료 과실에 대한 증명 책임을 완화하여 A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적용 법조항 및 판례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증명책임) 당사자는 주장하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
  • 대법원 2000. 7. 7. 선고 99다66328 판결
  •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이 사례는 복강경 수술과 같은 전문적인 의료행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한 병원의 책임을 보여줍니다. 의료 과실 입증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법원은 환자 측의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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