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수표, 제권판결 받았다고 처벌 면제 안 돼요!

수표 부도는 사업하는 분들에게 큰 골칫거리죠. 만약 부도난 수표가 법원에서 제권판결까지 받았다면, 수표 발행인은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피고인은 부도 수표를 발행했고, 이 수표들은 제권판결을 받아 무효가 되었습니다. 원심 법원은 제권판결로 수표 소지인이 수표금을 받을 수 없게 되었으니, 소지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판단하여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쉽게 말해, 수표가 무효가 되었으니 처벌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죠.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은 수표가 회수되거나 수표 소지인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한 경우에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수표가 회수된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수표 소지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 1994. 5. 10. 선고 94도475 판결 참조). 즉, 피해가 회복되었거나 처벌 의사가 없을 때만 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제권판결로 수표가 무효가 되었다고 해서 수표 소지인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죠. 제권판결은 수표 자체의 효력을 없애는 것이지, 부정수표 발행이라는 범죄 행위 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론

수표가 부도 처리된 후 제권판결을 받았더라도, 부정수표 발행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표 소지인이 명시적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수표 발행인은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하셔서 수표 거래에 신중을 기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조문: 부정수표단속법 제2조 제4항

참고 판례: 대법원 1994. 5. 10. 선고 94도47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