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려주면서 담보로 집을 넘겨받기로 약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양도담보라고 하는데요,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갚지 않으면 집의 소유권이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넘어가는 것이죠. 그런데, 이 집에 세입자가 살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세입자는 누구랑 계약을 해야 할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양도담보된 부동산의 임대권한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누가 세입자와 계약할 권리가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양도담보 설정자에게 임대 권한이 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양도담보 설정자(돈을 빌린 사람)**에게 임대할 권한이 있습니다. 즉, 돈을 빌려준 사람이 집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더라도, 세입자와 계약할 권한은 돈을 빌린 사람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민법 제372조는 "양도담보권자는 다른 약정이 없으면 담보물의 사용과 이익을 취득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에 따라, 돈을 빌려준 사람(양도담보권자)은 돈을 빌린 사람(양도담보 설정자)이 돈을 갚지 않을 경우에만 집의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고, 그 전까지는 집을 사용하거나 이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집을 임대하여 임대료를 받는 것은 집을 사용하여 이익을 얻는 행위이므로, 양도담보권자는 임대차 계약을 할 권한이 없는 것이죠.
대법원도 이러한 입장을 여러 판례를 통해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88. 11. 22. 선고 87다카2555 판결 등)
사례 분석
위 판례에서 소외 1은 소외 2에게 돈을 빌리면서 자신의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습니다. 소유권은 소외 2의 사위인 피고에게 이전되었죠. 이후 소외 1은 피고의 이름으로 원고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소외 1이 피고로부터 대리권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양도담보 설정자로서 건물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유효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양도담보 상황에서, 세입자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집의 소유권자(양도담보권자)가 아닌 돈을 빌린 사람(양도담보 설정자)과 임대차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양도담보권자는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는 경우에만 집의 소유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조문 및 판례
이 글이 양도담보와 관련된 임대차 문제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세무판례
돈을 빌려주고 담보로 부동산 소유권을 받았는데, 돈을 빌린 사람이 채권자 동의 하에 제3자에게 부동산을 판 경우, 채권자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 없다는 판결.
민사판례
빚을 갚기 위해 빚진 사람이 새로 짓는 건물의 건축허가를 채권자 이름으로 했을 때, 이는 양도담보로 보아 채권자가 건물을 처분하여 빚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빚진 사람이 건물을 지은 후 제3자에게 세를 주었다면,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 여지가 제한될 수 있다.
상담사례
양도담보 설정된 집의 월세는 채무자가 아니라 원래 집주인(채무자)이 받는 것이므로, 담보권자는 세입자에게 월세를 청구할 권리가 없다.
상담사례
전세 계약 중 집주인이 빚 때문에 집을 양도담보로 넘긴 경우, 새로운 집주인이 아닌 원래 집주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
민사판례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집 명의를 넘겨받은 사람(양도담보권자)은 세입자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말하는 '집의 새로운 주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민사판례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땅을 빌린 사람이 그 건물을 빚 담보로 다른 사람에게 넘겼을 때, 땅 임차권도 함께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