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링크, 저작권 침해일까?

사진 작가인 저는 제 사진이 허락 없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야후 코리아의 한 블로그에 제 사진이 링크되어 있었고, 썸네일 이미지와 함께 '상세보기'와 '슬라이드 쇼' 기능까지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블로그 운영자뿐 아니라 야후 코리아에도 책임을 물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과연 링크를 거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일까요? 그리고 포털 사이트는 어떤 책임을 져야 할까요?

링크는 저작권 침해가 아닙니다.

법원은 인터넷 링크는 단순히 웹페이지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것일 뿐, 저작권법에서 말하는 '복제'나 '전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링크를 클릭해서 연결된 웹페이지를 보더라도, 저작물을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4호, 제9호의2, 현행 저작권법 제2조 제22호, 제10호 참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77405 판결) 즉, 링크 자체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는 것이죠.

사진에 대한 성명표시가 없어도 링크는 문제없습니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이용할 때 저작자의 이름을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 저작권법 제12조, 현행 저작권법 제12조 참조) 그러나 법원은 '저작물을 이용한다'는 것은 복제, 전송 등과 같은 방식으로 저작물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링크는 이러한 이용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링크를 통해 사진을 보여주더라도 저작자의 이름을 표시할 의무는 없다는 것입니다.

포털 사이트는 블로그의 저작권 침해를 방조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야후 코리아가 저작권 침해 게시물을 방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포털 사이트가 모든 게시물을 일일이 감시하고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특히 저작권 표시가 없는 사진의 경우, 포털 사이트가 저작권 침해 여부를 쉽게 알 수 없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저작권 침해가 명백하고 삭제 요청을 받았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는 다르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야후 코리아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입니다.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계산될까요?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권리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구 저작권법 제93조 제2항, 현행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참조) 하지만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은 변론 내용과 증거를 바탕으로 손해액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구 저작권법 제94조, 현행 저작권법 제126조 참조, 대법원 2001. 11. 30. 선고 99다69631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다354 판결 참조) 이번 사건에서도 법원은 제가 주장하는 손해배상액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저는 블로그 운영자와 야후 코리아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인터넷 링크는 저작권 침해가 아니며, 포털 사이트는 블로그 게시물에 대한 무조건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