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심에서 변호사 보수 감액은 안될까요?

변호사를 선임해서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승소하더라도 변호사 보수가 부담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항소나 상고를 하여 소송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죠. 그런데 1심이나 2심과 달리 상고심에서는 변호사 보수를 감액받을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변호사 보수는 소송비용에 포함되는데, 소송비용은 패소한 쪽이 부담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소송비용에는 인지대, 송달료 외에도 변호사 보수가 포함됩니다. 변호사 보수는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계산되는데, 이 규칙 제5조에서는 피고가 전부 자백하거나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는 판결, 그리고 무변론 판결의 경우에는 변호사 보수를 절반으로 감액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고심에서도 무변론 판결이 나오는 경우 변호사 보수가 감액될까요? 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심의 무변론 판결은 1심, 2심의 무변론 판결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1심, 2심의 무변론 판결은 피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청구를 모두 인정하는 경우에 내려지지만, 상고심의 무변론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430조에 따라 상고장, 상고이유서, 답변서 등 서면만으로 판단하는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즉, 상고심의 무변론 판결은 피고가 소송에서 완전히 패소하여 다투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상고심에서는 변론 없이 서면으로만 심리한다는 의미라는 것이죠.

따라서 변호사보수의 소송비용 산입에 관한 규칙 제5조의 변호사 보수 감액 규정은 상고심의 무변론 판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7. 1. 3. 자 2006라199 결정)

즉, 상고심에서 패소하여 상대방 변호사 보수를 부담하게 된 경우, 1심이나 2심과 달리 보수가 감액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상고를 고려하고 있다면 변호사와 충분히 상담하여 예상되는 소송비용까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