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오일리리'와 '오리리'는 유사할까? 상표 등록과 출원공고에 대한 이야기

오늘은 상표의 유사성 판단과 출원공고의 효력에 대한 흥미로운 판례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Oilily'(오일리리)라는 상표와 '오리리', 'O'LEARY'(오리어리)라는 상표의 유사성을 다룬 사례입니다.

'오일리리' vs '오리리', 뭐가 문제일까?

네덜란드 의류 브랜드 'Oilily'가 한국에 상표 등록을 신청했지만, 이미 등록된 '오리리'와 'O'LEARY'라는 상표 때문에 거절당했습니다. 'Oilily' 측은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죠.

눈으로 보면 다르지만, 귀로 들으면 비슷해?

법원은 상표의 유사성을 판단할 때 외관, 관념, 칭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사건에서 'Oilily'와 '오리리'는 외관상으로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의미(관념) 역시 'Oilily'는 '기름 같은, 매끄러운' 등의 의미를 내포하는 반면 '오리리'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조어였습니다.

하지만 발음(칭호)에서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Oilily'는 일반적으로 '오일리리'로, 'O'LEARY'와 '오리리'는 '오리리'로 발음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오일리리'와 '오리리'는 두 번째 음절 '일'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 음절이 동일하여 소비자들이 혼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7호)

즉, 눈으로 보면 다르지만 귀로 들었을 때 유사하게 느껴진다면 상표 등록이 거절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출원공고가 됐다고 안심은 금물!

'Oilily' 측은 또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심사관이 출원공고를 했으니 등록이 거의 확정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죠. 출원공고란 심사 과정에서 거절 이유가 없는 경우 일반인에게 공개하여 이의신청을 받는 절차입니다. (상표법 제23조 제1항, 제24조, 제25조)

하지만 법원은 출원공고 후에도 거절 이유가 발견되면 심사관이 직권으로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상표법 제28조 제1항) 즉, 출원공고가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등록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판례를 통해 상표의 유사성 판단은 외관, 관념, 칭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특히 발음의 유사성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출원공고가 되었다고 해서 등록이 확정된 것은 아니므로 끝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참고 판례:

• 대법원 1995. 5. 26. 선고 95후64 판결
•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후644 판결
• 대법원 1995. 11. 10. 선고 95후1005 판결
•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후1272 판결
• 대법원 1996. 6. 11. 선고 95후1616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