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의 손등을 문지르는 행위, 단순한 행동일까요 아니면 추행일까요? 오늘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과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해군 장관은 부하 직원인 피해자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피해자의 손을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손등을 약 10초간 문질렀습니다. 피해자는 이 행위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부적절한 신체접촉일 수는 있지만 추행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판단했습니다.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에 해당: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 추행하는 경우뿐 아니라, 폭행 자체가 추행인 경우도 포함합니다. 이때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면 충분하며, 힘의 강약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298조)
추행의 의미: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추행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맥락과 상황: 대법원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상사와 부하 직원), 당시 상황(사무실에 단둘이 있었던 점), 피고인의 행위(약 10초간 손등을 문지른 행위), 피고인의 성적인 의도 외 다른 동기 부재, 피해자의 이전 진술(피고인의 성희롱적 언동으로 힘들었다는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이를 통해 피고인의 행위가 성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접촉 부위: 대법원은 접촉한 신체 부위만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 발생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추가적인 성적 언동이나 행동이 없더라도 추행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의 상고 부적법
피고인도 상고했지만, 무죄 판결에 대한 상고는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338조, 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도1091 판결 등 참조)
이 판결은 직장 내 위력 관계를 이용한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강제추행죄로 처벌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행위의 외형뿐 아니라 맥락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행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중요한 판례입니다.
형사판례
직장 상사가 신입사원에게 성적인 농담, 신체 접촉 등을 지속했는데, 대법원은 이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보고 유죄 취지 판결을 내렸습니다. 상사의 지위와 행위의 반복성, 피해자의 수치심 등을 고려했을 때, 위력에 의한 추행이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형사판례
직장 상사가 부하 여직원의 의사에 반하여 어깨를 주무른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 여성에 대한 추행은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없으며,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인지가 중요하다.
형사판례
퇴근길에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모텔에 가자"라고 말하며 손목을 잡아끈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폭행 자체가 추행이 될 수 있으며,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는 수준의 폭행이 아니더라도, 성적 의도를 가지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 접촉이 있다면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형사판례
회식 자리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행위는,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하지 않았더라도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
형사판례
상급자인 피고인이 부하 여군인 피해자를 강제추행하고, 다른 부하에게 피해자의 사생활에 대한 허위 사실을 말하여 명예를 훼손한 사건에서, 원심의 무죄 판결을 대법원이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낸 사례입니다. 대법원은 추행의 의미를 다시 한번 명확히 하고,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과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형사판례
편의점 업주가 아르바이트 면접을 빌미로 지원자를 집으로 유인해 성추행한 사건에서, 채용 권한을 이용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으로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면접 과정에서도 업무상 위력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