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일자: 2016.06.23

형사판례

술 취한 장교의 부대 복귀, 그리고 법정 공방

오늘은 술에 취한 장교의 부대 복귀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된 법적 쟁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 사건은 강요죄, 초소침범죄, 건조물침입죄 등 다양한 법적 문제를 야기했는데요, 대법원 판결을 통해 각 쟁점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사건의 개요

한 장교가 동료들과 술을 마신 후 부대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초병에게 출입증을 제시하지 않고 정문을 통과했습니다. 이후 초병들을 질책하고 얼차려를 주는 등의 행동을 하였고, 이로 인해 강요, 초소침범,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쟁점 1: 강요죄에 적용될 법률

원심은 이 장교의 강요 행위에 대해 구 형법 제324조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형법 개정으로 인해 신법(2016. 1. 6. 개정 형법 제324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정된 형법은 법정형에 벌금형을 추가하여 종전보다 형이 경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형법 제1조 제2항의 "범죄 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형이 구법보다 경한 때"에 해당한다는 것이죠 (대법원 2016. 4. 12. 선고 2016도1784 판결 참조).

쟁점 2: 초소침범죄 성립 여부

군형법 제78조의 초소침범죄는 초병의 제지에 불응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여기서 '초병', '초소', '초병의 제지', '불응'은 각각 군형법 제2조 제3호, 제78조에서 정의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초병이 출입증 제시를 요구한 행위만으로는 피고인의 정문 통과를 금지하는 제지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초병이 상관의 얼굴을 알아보았고, 물리적으로 제지하지도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출입증 제시 요구가 곧바로 '제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법원은 원심이 초병의 제지 행위 및 그에 대한 불응 여부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쟁점 3: 건조물침입죄 성립 여부

대법원은 건조물침입죄에 대해서는 원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초병들을 질책하고 얼차려를 주기 위해 초소 건물에 들어간 것은 정당한 권한 없이 건물의 사실상 평온을 해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

이 사건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부대 복귀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법적 문제를 보여줍니다. 특히, 초병의 제지 행위에 대한 해석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판결은 군형법상 초소침범죄의 성립 요건을 명확히 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법적 자문이나 효력을 갖지 않습니다. 최신 법률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해야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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